등유 난방에서 전기로 에너지 전환 가속화/고유가로 수급 불안 야기…동계 피크 시현 배제 못해

고유가로 수급 불안 야기…동계 피크 시현 배제 못해

유가급등 및 동절기를 맞아 심야전력 및 도시가스 난방이 크게 늘고 있어 전력수급에 경계령이 내려졌다.

급기야 전력기관은 하계 최대전력을 상회하는 동계피크 발생을 우려하며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9일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최근 유가급등에 따른 동절기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유가는 1년 전 60달러 수준에서 80~90달러 수준까지 급등하고 향후 급등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돼 전력수급에 큰 파장을 보일 것으로 예고됐다.

올 1월 두바이 현물기준 일시적으로 큰 폭 하락했으나 1,4,9,11월은 각각 전월대비 8% 이상 상승하며 11월 평균 최초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달 기준 평균유가는 배럴당 86.93달러로 이는 연초(1월평균)대비 68%, 작년대비 41% 상승한 수준이며 지난 달 24일엔 배럴당 90.10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 국제유가는 37%(배럴당 약 24달러)의 급등세가 지속됐다.

난방 에너지의 경우 기름보일러용 등유 사용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심야 전력 및 도시가스 난방이 크게 늘었다.

특히 도시가스 난방은 공급지역이 제한돼 있어 가스 난방보다 심야 전력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심야전력 수급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유가 급등은 난방용 등유 사용에서 전기난방으로 급속한 에너지 전환까지 가져오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산업용, 농사용 및 심야전력 단가가 등유 난방에 비해 상당히 낮고 특히 심야전력 난방비가 등유 사용에 비해 반 이하로 낮은 데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전력거래소는 향후 난방부하 급등으로 하계피크를 넘어서는 동계피크 시현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전 및 대용량 기저전원의 불시정지, 가스 부족, 이상한파 등의 수급 불안 증폭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수급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유가 105달러를 기준으로 열량단가는 등유 105만3272원으로 15만2405원의 주택용 전력과는 비슷하지만 심야전력 4만5613원보다는 월등히 높다.

유가 85달러 기준으로는 등유의 열량단가는 12만478원으로 상업용 전력 12만4420원과 비슷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주택용 및 상업용 전력은 열량단가가 높아 각각 유가 105달러 및 85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등유 난방보다 주택용 및 상업용 전력을 사용한 난방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산업용, 농사용 및 심야전력의 열량단가는 1년전의 유가수준에서조차도 등유 난방에 비해 훨씬 경제적이어서 이번 겨울엔 유가 급등으로 인해 겨울철 난방 수요증가가 대부분 전력수요 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택용 주요 난방전력인 심야전력은 등유 사용에 비해 반 이하의 낮은 요금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 난방으로 에너지 전환이 급속히 이뤄질 전망이다.

일반적인 심야전기 사용자(4~5인 1가구 35kW 고객) 기준으로 등유 난방과 심야전기 난방의 손익을 산출하면 유가 배럴당 70달러 기준 심야전기 난방은 등유 난방에 비해 월 평균 약 14만원의 이득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심야전기난방은 등유난방의 36%에 불과한 낮은 난방비 때문이다.

따라서 전력업계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 난방으로 급속히 에너지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열량단가가 가장 경제적인 도시가스 난방은 공급 지역이 제한적이고 유가(두바이 유가) 수준에서 등유 난방에 비해 훨씬 경제적인 산업용, 농사용 및 심야전력 분야에서 난방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가 90~1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 지속되면 등유 난방보다 비싼 주택용 및 상업용 전력도 난방 수요에 급속히 가세할 전망이어서 하계 최대전력을 상회하는 동계 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이상 한파에 의한 계절성 전력수요 증폭 가능성 ▲일본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가스 부족 사태 ▲원전 및 대용량 기저전원의 불시정지에 의한 예비력 부족 등의 수급 불안 증폭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동계피크가 증폭돼 수급 불안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력분야에서도 적절한 대비책 강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2000~2006년 평균 동계피크는 하계피크의 약 97% 수준(약 180만kW 편차)으로 형성되고 있어 고유가에 따른 전기 난방수요의 급증시 동계 피크가 시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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