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핵물질인 우라늄시료가 외부로 유출되는 어이없는 사건이 우리나라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관하고 있던 핵물질인 우라늄시료가 외부로 유출돼 쓰레기장에서 소각된 사실이 사건 발생 3개월만인 지난해  8월6일 밝혀진 것이다.

이 사건은 핵 폐기물의 안전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방사능 비상계획구역 설정과 핵물질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의제 선정, 대응책 마련 등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6만6888드럼 이상으로 원자력발전소에 저장 중이며 2만3000드럼이 한국원자력연구소와 한전원자력연료 등에 보관돼 있다.

고준위폐기물 영구처분을 위해 한국형 처분시스템이 개발돼 이에 대한 안전성 평가 및 관련 기술개발이 수행되고 있다.

원자력 사업자들은 방사성 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가장 많은 방사성 폐기물을 발생하는 원자력발전 사업자의 경우 초고압 압축설비, 농축폐액 건조설비, 선택성 이온교환설비, 폐수지 저장을 위한 폴리에틸렌 용기 등을 도입해 방사성 폐기물 발생량을 저감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신뢰성 높은 방사성 폐기물 안전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중심으로 국내 원자력 이용기관의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정보시스템을 상호연계해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 방사성 폐기물 저장 발생 및 저장 현황
방사성 폐기물은 방사능 농도에 따라 크게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사용후핵연료로 구분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란 일반적으로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사용후핵연료 또는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유리고화체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재처리가 행해지고 있지 않아 사용후핵연료를 제외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없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장반감기 핵분열 생성물을 다량 포함하고 방사성 붕괴열과 고준위 방사선을 방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관리를 위해선 지하 500m 이하의 심부지하에 위치한 안정한 암반 내에 처분장을 건설해 생태계로부터 격리시켜야한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시설의 이용으로 발생되는 방사성 폐기물의 누적 발생량이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200리터 용량 드럼으로 6만6888드럼이 각 원자력 발전소 부지 내에 저장돼 있다.

원자력발전소 이외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전원자력연료 등의 원자력 이용시설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된다.

이들 시설로부터 발생된 방사성 폐기물은 자체 저장시설에 저장된다. 원자력연구원, 한전원자력연료 저장시설에는 1만1998드럼(200리터드럼기준), 5789드럼이 각각 저장되고 있다.

의료용 및 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기관에서도 방사성 폐기물이 발생한다.

방사성 동위원소 사용기관에서 발생해 수거된 동위원소 폐기물은 한수원의 원자력환경기술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동위원소 폐기물 저장시설에 저장되고 있다. 개봉선원 4983드럼(200리터 드럼기준)과 밀봉선원 202드럼(200리터드럼기준)이 저장되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현재 각 원자력발전소 부지내에 안전하게 저장 관리되고 있다.

당면한 사용후핵연료의 저장용량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 부지별로 조밀저장대 설치, 호기간 이송분산저장, 건식저장 등을 시행해 저장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경수로형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저장용량의 확장을 위해 조밀저장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 방사성 폐기물 처분 해외현황
방사성 폐기물의 처분방식은 일반적으로 천층처분(동굴처분포함)과 심층처분으로 구분된다. 천층처분은 다시 단순 처분시설과 공학적 보강 처분시설로 나뉜다.

국외 관리 현황으로 미국은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처분은 연방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반웰, 리치랜드, 엔바이로케어 등이 저준위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을 단수명 및 장수명 폐기물로 구분하는데 반감기가 짧은 폐기물은 지표면에서 천층처분한다. 라망쉬처분장은 용량포화로 1994년 운영 중지됐다.

로브처분장은 인근에 극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처분은 1985년 일본 원자력발전회사 등이 출자한 일본원연산업주식회사(JNFL)가 담당해 1992년부터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처분시설에 저장하고 있다.

특히 고준위폐기물은 2000년 고준위폐기물 처분을 위한 법규 정비에 따라 처분사업을 전담하는 원자력발전환경기구(NUMO)를 설립해 2033~2037년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운영을 목표로 관련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영국에선 저준위폐기물은 영국핵연료공사의 드리그 처분장에 처분한다.

원자력발전소내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용량은 10년분 정도로 설계된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 수명기간 동안 발생되는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해선 기존의 저장조를 확장하거나 독립된 저장시설의 건설 또는 별도의 독립부지를 확보해 저장하는 소외 중간저장시설의 건설이 필요하다.

미국은 네바다주 유카마운틴에 7만톤 규모의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엔 유카마운틴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의 건설 지연에 따른 대비책으로 원자력발전 사업자 주도로 유타주 스컬밸리에 4만톤 규모의 민간 운영 건식중간저장시설의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현재 아오모리에 건설중인 재처리시설에 3000톤 규모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용량을 초과해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는 금속캐스크 방식으로 저장 관리할 계획이다.

독일은 아하우스와 고래벤에 소외집중 금속캐스크 건식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아하우스 저장시설은 1987년 1500톤 규모로 인허가됐으나 1992년 3960톤 규모로 확장할 수 있도록 재인가 됐다. 고레벤 저장시설은 3800톤 저장용량으로 인ㆍ허가해 199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는 각 원자력발전소별로 콘크리트 사일로 방식의 건식저장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엔 모듈식 저장방식(MACCSTOR) 저장시설을 하이드로 퀘벡사의 젤틸리 원자력발전소 부지에 건설해 저장용량을 확충했다.

영국은 셀라필드 재처리시설에 있는 습식저장시설 외에 윌파원자력발전소에 볼트저장방식(MVDS)의 저장시설을 1972년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
원자력의 지속적인 이용으로 방사성 폐기물의 저장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서 임시저장하고 있는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의 저장용량이 올해부터 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12월 제253차 원자력위원회에서는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우선건설 추진, 부지확보 절차의 민주성과 투명성 제고, 유치지역 지원의 법제화 등을 보완한 ‘방사성폐기물 관리대책 변경(안)’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및 동위원소 폐기물 저장시설 등에서 관리한 후, 천층방식 또는 동굴방식의 처분시설에 영구 처분하며 단수 또는 복수의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영구처분시설의 건설을 우선 추진해 완공한다는 것이다.

또 사용후핵연료는 국가정책 방향, 국내외 기술개발 추이 등을 감안해 관리방침을 추후 검토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국민 및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성 있는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WACID)'을 구축 완료했다.

WACID는 다양한 종류 및 방대한 수량의 국내 방사성 폐기물 관련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종합적인 데이터베이스로서 2002년 7월~2004년 5월 과학기술부 원자력 연구기반 확충사업의 지원으로 개발됐다.

WACID엔 국내의 IT 및 인터넷기술을 적용해 다수 이용자가 동시 접속할 수 있으며 방사성 폐기물 관련,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한다.

방사성 폐기물 사업에 대한 국가간 협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수원은 스웨덴 SKB社와 방폐물 기술정보 교환 등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방사성 폐기물 관리 국제협력 확대의 계기를 마련했다.

한수원은 스웨덴 SKB社와 방사성 폐기물 관련 기술정보의 교환 및 공동 연구개발(R&D)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작년 11월14일 체결했다.

SKB는 스웨덴 내 4개의 원자력 발전회사가 1972년에 설립한 스웨덴 핵연료 및 폐기물 회사로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최종 처분장(SFR), 사용후연료 중간저장 시설(CLAB)과 방사성 폐기물 지층처분을 위한 지층의 안전성 및 암석의 성질을 연구하는 지하연구시설(Äspö Hard lock laboratory) 등을 갖추고 있다.

스웨덴 SKB社와 협약을 맺음에 따라 앞으로 한수원은 방사성 폐기물 사업에 대한 정보, 자료, 기술보고서, 출판물의 교환 및 상호 협의에 의한 방사성 폐기물 관련회의 개최, 상호 전문가 파견 및 방폐물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습득 또는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또 세계적 수준의 방사성 폐기물 중간저장 시설인 즈윌락(ZWILAG)을 운영하고 있는 나그라社와도 지난해 10월4일 협약을 맺었다. 한수원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건설 및 운영, 처분시설 환경 및 안전성 관련분야, 사용후연료 중간저장, 처분분야 등 방폐물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분야에서 선진기술을 습득 또는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국민적 화합 승화
방사성 폐기물의 효율적인 처리와 안전한 처분은 자연환경 보존과 친환경적 에너지자원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사항이다.

원자력 발전은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 저렴하게 공급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가 뛰어나 최고의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대부분의 에너지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소와 방폐장, 그리고 사용후연료의 재처리까지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실천하고 있다.

전 세계 31개 원자력발전 국가 중 방폐장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대만 등 6개국뿐이다.

지난해 11월9일 중ㆍ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인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방폐장의 새이름)’ 착공식이 있었다.

1986년부터 시작된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 건설사업은 울진, 영덕, 안면도, 고성, 굴업도 등을 대상으로 9차례에 걸쳐 추진됐다가 실패했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지난 19년의 세월을 거쳐 국민화합을 통해 태어난 것이다.

관리센터 착공은 사회적 합의가 시급한 사용후연료 공론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아시아 최초로 동굴 처분방식을 도입, 100% 국내기술로 건설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도 과시했다.

각 원전에서 처분시설까지의 방사성 폐기물 운반은 특수용기와 선박을 이용, 안전한 해상운송 방식으로 이뤄진다.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방사성 폐기물을 인수받아 철저한 검사를 통해 안전성이 확보된 드럼 만을 10cm의 두께의 콘크리트 처분용기에 넣어 지하 80~130m 깊이 암반 내부에 건설된 견고한 콘크리트 처분동굴에 적재한다.

방폐물 드럼을 포함함 처분용기, 처분동굴 및 암반 등 3중 보호막은 방사성 폐기물을 인간생활과 완전 격리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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