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사사(社史)는 조선에 처음 전기가 들어온 장면을 이처럼 묘사했다.

당시 조선 정부는 미국의 전기회사인 에디슨에 의뢰해 경복궁 향원정 연못가에 발전설비를 세웠다. 당시 사람들은 난생 처음 본 전깃불을 보고 ‘연못물을 먹고 불이 켜졌다’며 ‘물불’이라고 불렀다.

전기에 관심이 많았던 고종은 1898년 황실 자본을 투자해 국영 기업인 한성전기회사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전력사업에 뛰어들었다. 이것이 한전의 모태(母胎)다.

이후 100년이 넘게 이어진 우리나라 전력의 역사는 한전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한성전기회사는 1900년 4월10일 종로 거리에 3개의 가로등을 세우며 거리를 비췄다.

정부는 처음으로 길거리에 전깃불이 들어온 이날을 ‘전기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전력위기는 광복 이후 찾아왔다.

당시 발전량의 90%를 생산하던 북한이 남한에 대한 전기 공급을 중단했다.

심각한 전력난에 시달리던 남한은 1961년 조선전업, 경성전기, 남선전기 등 전기회사 3곳을 통합해 ‘한국전력주식회사’를 만들었다.

경제 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대부터 국내 전력 산업도 빠르게 발전했다. 1978년 ‘고리 원자력 1호기’가 준공되고 원자력 발전 시대도 열렸다.

‘한국전력주식회사’는 1982년 한국전력공사로 개편됐다. 이어 1989년 8월 국내 주식시장에도 상장했다.

한전의 해외 진출은 1995년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의 성능복구사업 수주로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사업 누적 수익이 1조원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독점 산업인 전력 산업에 경쟁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한전 민영화에 대한 논의가 촉발됐다. 한전의 지분은 2006년 말 현재 정부와 산업은행이 각각 지분의 21%, 30%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방안을 마련하고 2001년 한전의 발전 부문을 한국남동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자회사로 분리했다.

이어 발전자회사의 민영화를 위해 2003년 한국남동발전의 매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2004년에는 배전 부문의 분리계획도 중단돼 현재 민영화 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상태다.

한전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현재도 “전력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이므로 민영화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과 “민영화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이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우리나라 전력산업
이 땅에 최초의 전등이 밝혀진 이후 120년간 우리나라의 전력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경제성장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자부해 온 한전은 이제 세계가 인정하는 전력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전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전력산업에 일고 있는 새로운 변화를 넘어 글로벌 종합에너지그룹으로 비상하기 위한 노력에 매진하고 있다.


▲ 국가경제와 함께 전력산업도 성장
1887년 3월 경복궁 건청궁(乾淸宮)에서 7kW 증기발전기 3대로 시작한 발전설비는 수력, 화력, 원자력 등 대규모 발전설비와 풍력, 태양광 발전 등 신ㆍ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708대의 발전기에 6만5514MW의 설비용량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했다.

1978년 고리원자력 1호기 준공으로 시작된 원자력 발전은 현재 원전기수 20기, 설비용량은 1825만kW로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인 6667만kW의 27.4%를 점유하며 세계 6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으로 발돋움했다.

한편, 1960년대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과 인구증가에 힘입어 1961년 3사 통합 시와 비교하면, 고객 가구수는 797만가구에서 1760만 가구로, 가구당 사용량은 1492kWh에서 1만9786kWh로 급성장했다.

판매 전력량은 1189GWh에서 34만8719GWh로 293배, 최대 전력은 306MW에서 5만8994MW로 193배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 전국을 잇는 대(大)전력 수송체계 구축
송전선로는 1923년 완성된 중대리(강원도)-서울 간 66kV 166.9km를 시작으로 2006년 말 준공한 울진-신태백 간 93km의 345kV(46km- 765kV) 송전선로에 이르기까지 2만9526km 길이로 수도권과 전국을 환상망으로 연결, 대전력 수송체계를 구축해 보다 안정적인 전력공급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2002년에 세계 10번째, 아시아 최초의 765kV 송ㆍ변전 설비, 2004년엔 세계 최초 초대형 해상송전선로를 건설ㆍ운영함으로써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프로젝트 수행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2005년엔 남북경협사업의 일환으로 남측의 문산에서 북측 개성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작년 6월엔 개성공단에 송전선로 및 평화변전소 준공식이 거행되면서 남북간 단전 59년만에 송전선로가 연결됐다.

한편, 1961년 당시 1209MVA에 불과하던 변전설비는 2005년에 2억kVA를 돌파, 현재 22만3789MVA로 180배로 성장했다. 이로써 대용량의 전력 수송 및 적정전압 유지, 정전시간 감소 등 양질의 전력공급에 크게 기여하게 됐다.


▲ 32년만의 결실 220V승압
전국을 거미줄 망으로 촘촘히 연결한 전선길이는 108만5714km로 지구에서 달까지 왕복하고도 지구를 7.9바퀴나 돌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또한, 1973년부터 32년에 걸쳐 2005년 완공한 220V 승압사업은 전력 공급능력 증대 및 전력손실을 감소시키기 위해 가정용 전력의 전압을 110V에서 220V로 높이는 사업으로 승압을 통해 설비 증설 없이도 2배 정도의 전기사용이 가능해졌다.

전기사용 시 손실도 75% 감소시켜 세계 최저수준의 전기손실률을 유지, 연간 40억kWh의 전력손실과 약 17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품질
전기품질은 일반적으로 호당 정전시간, 규정전압 유지율, 주파수 유지율 등으로 평가하는데,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적으로 느끼는 가구당 정전시간은 2006년 18.8분을 기록 일본(18분), 대만(30분), 미국(122분), 프랑스(51분) 등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985년만 해도 가구당 정전시간은 523분이었다. 1995년에 39분, 2005년에는 18.9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는 무정전공법 확대, 배전 자동화시스템 확충, 예방정비체계 강화 및 IT와 배전기술의 접목 등 지속적인 감소 노력의 결과다. 정밀기계나 전기ㆍ전자제품 등의 수명과 성능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규정전압 유지율은 99.9%, 주파수 유지율은 99.7%를 기록, 세계 최고수준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송배전 손실률은 4.02%를 기록해 일본(5.2%), 대만(4.76%), 미국(6.5%) 및 프랑스(6.6%) 등과 비교해도 월등히 우월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또한 345kV 초고압격상 및 계통전압 단순화, 22.9kV 배전전압 승압, 저손실 기자재 보급 등 꾸준한 노력의 결실이다.


▲ 세계 최저 수준의 전기요금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은 1961년 3사 통합 이후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전원개발 투자 재원 마련 및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1981년까지 16차례에 걸쳐 인상됐다. 그러나 그 후 1990년까지는 9차례에 걸쳐 내렸다.

1991년 이후엔 수급불안, 연료가격 급등 및 종별ㆍ내 교차보조로 인한 요금부담 불균형 등을 해결하기 위해 10여 차례 조정이 있었다.

현행 우리나라의 종합적인 전기요금 수준은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현재 우리나라 종합 판매단가는 74.43원/kWh으로 일본(123.78원)의 61%, 미국(82.27원)의 91%, 프랑스(102.18원)의 73%, 영국(87.36원)의 89% 정도로 비교적 낮은 전기요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세계가 인정한 한국전력
한전은 건실한 재무구조와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2006년 ‘포춘지 500대 기업’, ‘파이낸셜 타임즈 500대 기업’과 ‘포브스지 2000대 기업’에 선정됐고, 플래츠(Platts)지에서는 전력산업 부분 세계 6위, 아시아ㆍ태평양 최고의 전력회사로 선정되는 등 그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제적인 신용평가 기관도 이런 한전의 세계적인 위상을 반영, 2006년 5월 무디스(Moody's)사는 한전의 신용등급을 국가보다 두 단계나 높은 국내 최고의 ‘A1(Stable)’으로 평가함으로써 국제적인 신인도를 얻게 됐다.

또한 전력산업 발전에 기여한 회사를 대상으로 미국 에디슨전기협회가 수여하는 전력산업계의 가장 권위 있는 ‘에디슨 전기 대상’을 1997년과 2006년 두 번에 걸쳐 수상함으로써 프로젝트 추진 능력과 기술력 등 경영관리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한편, 2006년 3월에는 미국 부하관리협회에서 전력피크 억제와 부하율 관리 등 수요관리 실적이 가장 우수한 전력회사에게 수여하는 ‘PLMA 수요관리 대상’을 해외전력회사 가운데 최초로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현재 부하율은 세계 최고수준인 73.8%를 자랑한다. 매년 정부에서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공기업 고객만족도(NCSI)를 조사, 발표한다.

1999년 도입 이후 한전은 2006년까지 8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달성했다. 이는 항상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끊임없이 다양한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천해 온 결실이며, 국민들이 그러한 노력을 인정한 결과라 할 수 있다.


▲ 글로벌 종합에너지그룹으로 힘찬 도약
한전은 국․내외적으로 전력산업을 둘러싸고 격변하는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2006년엔 누적 해외수익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이뤘다.

순이익은 5000억원 남짓한 규모다. 한전이 해외사업 여건이 민간기업과는 상이한 공기업이란 점과 10년 남짓한 한전의 해외사업 역사, IMF 이후에 겪은 침체기 등을 감안할 때 결코 작지 않은 성과다.

현재 해외사업은 발전소 건설ㆍ운영사업, 송배전 기술용역사업, 해외자원개발사업과 청정개발체제(CDM)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해외 사업의 성과 등에 힘입어 한전의 경영 실적은 승승장구 중이다. 2006년 한전은 26조9790억 원의매출액을 달성, 전년에 비해 7.4% 오르는 성과를 냈다.

특히 전력 판매량이 3487억kWh를 기록해 전년에 비해 4.9% 증가했고, 이에 따른 판매 수입 역시 26조6527억 원으로 7.7% 올랐다. 성장세는 2007년 1분기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전의 2007년 1분기 실적은 매출액 7조2000억원에 영업이익 1조1000억원, 영업이익률 15.4%였다.

이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 전년 동기 대비 실적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3% 상승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그해 3분기 한전의 매출액은 8조 962억원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대비 7.0% 증가한 것이다.

올해 한전은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전은 지난해 말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정부 투자기관 2위를 차지하고 공공기관 혁신 평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가 하면 정부 경영 평가에서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각종 사회봉사 프로그램 시행 등으로 공공성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 전기120년사(史)
1887 경복궁에서 국내 최초의 전등 점화
1898 한국전력의 모태 ‘한성전기회사’ 설립
1899 서울 시내에 첫 전차 운행
1900 종로에 첫 가로등
1948 북한으로부터 단전(斷電)
1961 한국전력주식회사 탄생
1982 한국전력공사 체제로 전환
1994 한전 주식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2001 한전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분리
2005 개성공단에 전기 공급 시작
2007 개성공단에 송전선로 및 평화변전소 준공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