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지난 3일부터 기후변화협약 제13차 당사국총회가 열려 교토의정서 체제 이후의 향방에 관해 머리를 맞대고 묘안을 짜내고 있다.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총회는 교토의정서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기간이 끝나는 2013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문제에 관한 로드맵을 마련하는게 가장 큰 목적이라 할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교토의정서는 내년부터 2012년까지 5년동안 협약 비준국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보다 평균 5.2% 감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석유를 대표로 하는 화석에너지 시대가 부산물로 남긴 지구온난화가 그 어느 때 보다 집중적인 조명을 받은 한해였다. 우선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와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이례적으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고 IPCC가 수차례에 걸쳐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환경재앙에 관한 경고를 발하면서 온실가스 문제가 전지구적 현안으로 등장했다.

 

이같은 현실 인식에서부터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유럽연합(EU)이 교토의정서 체제 이후에 대한 온실가스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나섰다. 즉 1차 강제의무감축 기간이 끝나고 난 뒤에도 2020년까지 20%, 나아가서는 2050년까지 50%를 감축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찌감치부터 관심을 보여온 일본 또한 유럽연합과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발리 총회는 글로벌한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이번 회의를 통해 교토의정서 이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로드맵을 만들어낸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1위인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강제감축 에 관해 제동을 걸면서 결코 순탄치 않으리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2001년 자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명분을 들어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미국은 자율감축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강제감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미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온실가스 감축량이 세계 2위인 중국 및 인도와 함께 강제 감축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미국은 또한 중국 인도는 물론 한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등을 끌어들여 ‘온실가스 배출 주요국회의’를 통해 강제감축을 사실상 막고 있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가 채택되던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1차 의무감축 국가에서는 빠졌다. 그러나 유엔개발계획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9위이다. 그만큼 한국도 2013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이행국으로 동참해야 한다는 압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바꾸어 말하면 과거와 같이 어물쩡 넘어갈수 없는 상황이다. 온실가스 감축 문제는 이제 강건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