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을 둘러싸고 첨예한 이해관계가 빚어졌던 에너지자원 기술기획평가원(이하 에기평)이 지난 11일 개원식을 갖고 새로 출범했다. 산자부의 ‘에너지자원 R&D기획단’이 발족한지 1년여만이다. 그동안 에너지관리공단에서 맡아온 에너지자원 기술개발과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한전의 전력산업연구개발이라는 에너지 자원분야의 연구개발 업무가 한곳으로 모이게 된 것이다. 3개 기관에서 써온 연구개발 예산만 하더라도 연간 5000억원이 넘는 방대한 규모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는 새로 에너지자원기술기획평가원이 출범하게 된 것을 축하하면서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부분에 대하여 고언을 아끼지 않으려 한다. 과거 에너지 자원 분야의 연구개발자금이 제대로 쓰여졌으며 사후관리가 엄격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관계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해온게 부인할수 없는 일이다.

 

같은 과제인데도 적당히 제목을 달리 해서 이중으로 연구개발자금을 타낸 경우도 없지 않았으며 분명히 연구개발 자금 명목인데도 생산라인의 증설 등에 전용하는 예도 간혹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부 학계와 업계에서는 에너지자원 분야의 연구개발자금은 눈먼돈으로 까지 인식되었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금을 따내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사고가 전혀 없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 에기평 발족으로 정부는 ▶기획단계를 거쳐 예산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예측가능성’을 분명히 하고 ▶점차 평가범위를 확대해 투명성을 제고해야 하며 ▶같은 돈을 쓰더라도 성과를 극대화하는 ‘효율성’을 강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에너지 자원 분야의 연구개발자금을 과제 기획단계부터 사업자 선정 및 사업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혁신형 및 성과중심형으로 개편한다는 에기평의 설립취지와 부합한다고 할수 있다.

 

산업자원부와 에기평은 이런 발족 정신과 원칙을 토대로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앞으로 차차 마련하리라 믿는다. 이같은 과정에서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통합관리와 사후관리 철저를 통해 과거 횡행했던 전례를 답습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한 우리는 에기평이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와 같이 에너지 자원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종합적이고 권위적인 기구로 자리매김하기를 빈다. 특히 차세대 연구개발의 특성은 다양한 기술이 서로 연결돼 결집이 필요하고 위험이 큰데다 중장기적 시점에서 접근해야만 한다는 점을 명심하고 거시적이고 장기적이며, 전체의 모습을 항상 살펴 나가면서도 미시적이고 단중기적이며 지엽말단적인 부분까지 잘 챙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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