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전력저장 기술’ 잇따라 개발 성공/세계 전력저장장치 시장 선도 바탕 마련/전력연구원ㆍ전기연구원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초전도 전력저장 기술’이란 일정온도 아래에서 전기 저항이 완전히 사라져 전류가 흘러도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23일 한전 전력연구원 및 한국전기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잇따라 ‘초전도 전력저장 기술’의 독자 개발에 성공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초전도 전력저장의 대표적인 기술로는 초전도 베어링을 이용해 원통을 무저항 상태로 회전시켜 전기에너지를 회전운동 에너지로 저장하는 ‘초전도 플라이휠 기술(SFES)’과 초전도 코일에 전류를 흘려 자기에너지 형태로 저장하는 ‘초전도 전력저장기술(SMES)’이 있다. SFES는 산업용 대용량 전력 저장이 목적인 반면 SMES는 초정밀 공정에 발생하는 순간정전에 대응한다.

핵심부품인 초전도 베어링 제작에 성공한 한전 전력연구원은 2010년까지 세계 최대 저장용량인 100kWh급 SFES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초전도 베어링이란 초전도체로 자석을 띄우는 자기부상 원리를 이용해 무저항 회전이 가능하게 하는 장치로 원통의 무게와 회전속도를 결정해 저장용량을 좌우하는 핵심부품이다.

100kWh급 SFES는 산업용 축전지를 대체하는 것은 물론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단지에서 생산한 불안정한 전력을 일시 저장한 후 전력시스템에 공급이 가능해 전체 전력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전력연구원은 5kWh급 베어링은 회전원통의 무게가 200kg, 회전속도는 1만rpm이지만 상용화 모델인 100kWh급은 최소 2톤의 원통을 지탱해야 하므로 새로운 형태의 베어링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전기연구원도 전기에너지를 저장했다 필요시 대용량 에너지를 뽑아 쓸 수 있는 고온초전도전력저장(HTS SMES) 장치의 자체개발에 성공하며 초전도 전력 저장 기술 완성에 청신호를 켰다.

HTS SMES 장치는 대용량의 전력을 순간적으로 주고 받을 수 있어 순간 정전이나 전압 변동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순간정전은 대용량 전기설비가 갑자기 가동할 경우 주변 기기들의 전압이 급락하는 현상으로 반도체 공정과 같은 미세공정에는 치명적이며 매년 30여 차례나 발생하고 있다.

SMES는 최대한 많은 전류가 흐르게 하는 코일 설계기술이 핵심이며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코일은 총 1.4km의 초전도 코일을 260바퀴씩 감아 22개의 초전도 코일뭉치 형태로 제작, 최대 350A의 전류를 흘릴 수 있다.

현재는 납축전지 등 여러 전력저장 장치를 동원해 기기별로 전압을 보상하는 방법을 쓰고 있으나, 보상속도가 느리고 용량이 부족한 것이 한계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재료응용연구단 초전도기기 연구그룹 성기철 박사는 "삼성반도체 수원공장의 지난 정전사태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산업계는 순간적인 정전과 전기품질의 저하 등으로 매해 2700억∼65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며 "HTS SMES 장치는 이를 예방할 수 있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성 박사는 "HTS SMES 장치가 대규모 반도체 공장 등에서 사용되려면 현재보다 전기에너지 저장용량이 5∼7배는 커져야 하며 실용화를 위해 기술을 좀더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전력저장장치 국내외 동향
전력저장장치는 일상생활에서는 휴대폰 배터리 형태로 접할 수 있으나, 병원, 은행, 반도체공장, 군부대 등 주요 시설들은 일반적으로 정전에 대비해 산업용 전력저장장치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주로 사용되고 있는 납축전지(자동차 배터리)는 낮은 효율, 대규모 설치 공간, 짧은 수명, 유해 환경물질 배출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새로운 형태의 전력저장장치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은 2004년 10kWh SFES 개발에 이미 성공했다. 우리나라도 2005년 5kWh급 SFES를 개발해 기술경쟁에 본격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초전도 전력 저장장치 기술개발의 성과로 국가 주요 시설들을 순간정전으로부터 보호하고, 세계 전력저장장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SMES 개발을 위해 올해까지 3년간 51억원을 지원했으며 100kWh SFES 개발을 위해 2010년까지 5년간 22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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