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 "전력산업 공공성 강화에 노력할 것"/김주영 한국전력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2008 신년특집> "전력산업 공공성 강화에 노력할 것"/김주영 한국전력노동조합 위원장 인터뷰
  • 권석림
  • 승인 2008.01.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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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년이라는 긴 시간의 터널을 뚫고 이어져 온 한국전력의 역사만큼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의 압축 성장을 위해 노력해 온 한국전력노동조합(위원장 김주영).

김주영 전력노조위원장은 6·25전쟁의 상흔을 딛고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 포스코 등 세계적인 기업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압축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한전과 전력노동자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김주영 전력노조위원장은 올해 노조 운영방향에 대해 "강고한 배전분할 저지투쟁을 통해 정부의 잘못된 구조개편 정책을 중단시켰고, 더 나아가 전력산업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분할된 전력회사를 다시 통합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 땅의 노동자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을 넘어서기 위한 실천적 대안을 고민하는 뜻 깊은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모두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 다음은 김주영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위원장으로서 소회와 인상 깊었던 점은.

“가장 현안이었던 배전분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정말 어렵고 힘든 과정이었다. 더불어 내부적으로 많은 갈등을 초래했던 독립사업부제 특별노사협의회를 비롯해 주 5일제 도입과 정년연장 도입을 위한 두 번의 단체교섭을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타결한 것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대북 전력지원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는 특히 남북 전력협력 사업과 해외 협력 사업에 대한기대가 높은데 전력노조의 기본 방침은.
“대북 전력사업의 기본원칙은 바로 남과 북의 평화협력을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 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돼야 한다.  남북의 단기적인 정세에 흔들리지 않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돼야 할 것이다.  해외진출은 사업성뿐만 아니라 진출하는 국가의 역사와 문화, 정치적, 사회경제적 조건까지도 면밀히 검토해 투자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아울러 그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좋은 기업’으로서의 인식을 가지고 진출해야 할 것이다.”


-‘2007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통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확대 시행됐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를 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용과 정년연장, 임금피크제에 대한 구상은.
“노동조합으로서는 연봉제 도입이 큰 부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봉제를 도입한 것은 그동안 전력노조가 지향해온 임금구조의 개편이라는 정책적 기조의 연장선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겠다. 지난 3월에 합의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에 대한 문제는 원칙적으로 2009년부터 도입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노사가 합의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켜 도입할 것인가는 노사가 견해차가 있다. 이 견해차의 핵심은 정부의 인력과 예산통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노사가 풀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정부차원에서도 인건비 예산과 정원에 대해서 정년이 늘어나는 만큼 일정부분 인정하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회사는 인사적체 해소방안과 새로운 직무개발이 선결돼야 한다.  노동조합 입장에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도의 도입에 대한 기본원칙은 고용을 보장하기 위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용을 연장하는 정년연장 형태이기 때문에 현재의 정년인 58세 이후의 임금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다.”


- 독립사업부제가 실시된 지 1년이 넘었다. 한전 사측에서도 도입 1년을 되돌아보고 평가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에서 바라보는 독립사업부제 실시 1년에 대한 평가와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면.
“전력산업의 효율성과 공공성은 교환협정(Trade off)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공공성도 충분히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독립사업부제는 대안으로서 충분히 기능할 수 있다. 아직 2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평가하기는 분명히 이른 감이 있지만, 제도만 바꾼다고 해서 모든 성과가 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독립사업부제 시행 이후 한전은 많은 부분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큰 성과라면 내부 구성원의 의식이 매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노동자의 효율성 개선 노력이 궁극적으로는 공공서비스의 수혜자인 국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 준다는 점에서 공공성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물론 시행초기인 만큼 경쟁지표 중심의 사업부간의 지나친 경쟁이 역효과를 빚는 문제도 분명히 있다. 앞으로 이런 점들은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간다면 독립사업부제는 전력산업의 효율성과 공공성을 확장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 대선이 끝나면서 한전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이라 예견된다. 특히 전력산업 구조개편법이 2009년 12월31일까지 효력을 가지는 한시법인 만큼 차기 정부에서 자동 폐기할지 아니면 재 연장할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압니다. 전력노조에서는 어떻게 대응을 해 나갈 것인지.
“전력산업구조개편과 한전민영화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분수령이 배전분할 중단이었다. 배전분할 중단결정이 있기까지에는 노사정이 공동연구단을 구성해서 세계 주요국가의 정책담당자, 학자, 그리고 엔지니어, 노조관계자 등을 만나고, 국내외 현장검증, 전문가 초청 토론회 등 공정한 연구과정이 있었다.  연구결과 배전분할이 전기요금상승과 공급불안 등 불확실성이 크고 오히려 편익은 줄어든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를 근거로 배전분할을 중단한다는 노사정간의 사회적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전력산업구조개편과 한전 민영화 정책은 노사정간의 사회적 합의에 의해 폐기된 것이고, 따라서 이명박 당선자도 이런 내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파기하는 정책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저희가 한나라당에 보낸 정책질의의 답변서에서도 사회적 합의를 원칙적으로 존중하겠다는 답변을 했고, 한국노총 정책간담회에서도 제가 질문한 답변을 통해 이 당선자께서 직접 한전의 민영화는 어렵다고 밝힌 만큼 새 정부에서 기존의 구조개편정책을 되살리는 무리한 정책추진은 없을 것으로 본다. 구조개편 법률을 ‘폐기할 것이냐 연장할 것이냐’라는 것은 새 정부의 이러한 정책기조로 볼 때 연장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부 시장경제론자나 관료들이 정책 재추진을 위해 불씨를 지필 가능성이 없지는 않는다. 그럴 경우 노동조합 입장에서 가만있을 수 없는 문제 아니겠나. 노사정간의 사회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며, 노동조합이 총력을 다해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 전력산업구조개편법 폐기를 위해서는 전력연대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해 질 것이라 생각된다. 전력연대 의장으로서 전력연대의 활동방향은.
“전력연대는 산별노조 건설을 목적으로 모인 노동조합이다. 궁극적으로는 산별을 건설하는 것이 되겠지만, 이행경로로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산별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었다. 지난 4년여의 전력연대 활동에서 성과와 한계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전력그룹사를 상대로 한 임금교섭, 기타 공동교섭요구 등 임금부분에 있어서의 공동투쟁은 일정부분 한계가 있었지만, 주 5일제 단체협약 타결이나 작년의 정전사태 당시 대정부 교섭과 대시민 홍보 등의 활동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금년도 산별추진위원회가 발족하고 제가 의장이 되면서 산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무엇보다도 노동계 내부에서도 산별이 촉진되고 있고, 향후 복수노조문제라던가 비정규직문제 등 노동환경의 변화가 큰 만큼 우리도 빨리 산별로 전환하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전력연대 의장으로서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도 역시 산별노조로의 전환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를 위한 사업들로서 국제교류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한다거나, 심포지엄의 공동개최, 정책사업의 공동추진 등 노동조합 일상사업들을 함께함으로써 전력연대의 가능성을 높여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 전력노조도 곧 선거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직선제를 통한 최초 3선 성공이냐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 본부 위원장에 출마하실지.
“말씀드리기는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그러나 내가 3선 위원장에 출마하느냐 여부는 단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지난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이를 토대로 우선 본부에서 나와 집행부를 함께 이끌었던 동지들, 그리고 저를 지지해준 현장 지부위원장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 평소 전력전문지에 대해 각별한 애정과 도움을 주심에 감사드린다. 전력전문지에 바라는 말씀이 있다면.
“우리나라 전력산업은 무한한 발전가능성과 더불어 정책적, 제도적 문제도 가지고 있다.  전력산업 기술이 과거 일본에 비해 수 십 년 뒤진다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일본뿐만 아니라 주요 선진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기술수준이 높아졌다. 이런 결과는 전력산업계와 전문가, 근로자들의 노력뿐만 아니라, 전력산업의 발전방향을 제시해온 전문지의 역할도 컸다. 언론으로서 정도와 더불어 전문지로서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더욱 기울여 달라.”


- 전력계에 바라는 점.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노동환경뿐만 아니라 전력산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시장중심의 정책으로 인해 노동권의 상대적 약화가 우려된다. 공공부문에 대한 이른바 대대적인 ‘개혁’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이에 따른 민영화논쟁이나 구조개편정책이 재론될 가능성도 크다. 이런 전환기적인 상황에서 우리의 각오와 다짐, 그리고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 전력노동자들이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전력산업의 공급안정성, 보편적 서비스의 지속적 제공을 위한 우리의 원칙을 끝까지 고수하면서 새로운 정부와 그리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노동자로서 기업의 수준을 넘어 전체 노동자가 연대하는, 때로는 우리의 손해를 조금 감수하더라도 헌신하는 대승적 결단도 있어야 한다. 전력계에서도 우리 전력노동자들이 단지 노동자만의 이익이 아니라 산업계와 전체 국민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해 함께 고민하고 그리고 뜻을 모을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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