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불안요인 등 당분간 상승세 지속…자주개발률 및 대체에너지 확보 전력

2일 기준 국제 유가가 마의 선인 ‘100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전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부터 급등한 국제 유가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것으로 올해도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는 관측에 따라 국내 경제 성장 및 사회전반에 걸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소 등 주요 분석기관은 올해 3~4분기 두바이유도 최고 10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10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신용경색으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등 국제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앞으로 유가의 움직임에 세계 경제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치솟는 국제 유가 = 지난해 배럴당 60달러선(WTI)으로 출발한 국제 유가는 지난해 31일 95.98달러에 거래를 마침으로써 작년 한해 동안 57%나 상승했다. 이는 1999년 이후 최대의 상승폭으로 기록된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11월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100달러 돌파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이후 90달러 밑으로 떨어져 안정세를 찾는 듯했다. 그러나 12월 말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100달러 돌파를 시도한 끝에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100달러를 마침내 넘어섰다.

 

◆유가 왜 오르나 = 국제 유가 강세는 근본적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지속되고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 등의 정정 불안, 미 달러화 약세 등이 겹친 데 따른다.

 

유가 100달러를 돌파한 이날 또한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세와 더불어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암살 이후 지속되는 파키스탄의 정정 불안과 나이지리아의 석유도시 포트 하코트에 대한 무장세력의 공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원유 수요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경제국들의 부상과 함께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 앞으로도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하루 8500만배럴 정도인 세계 원유 공급량은 앞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급격한 경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만 해도 향후 20년간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 달러화 약세도 고유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제 원유 거래가 미 달러화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에서 달러화의 약세는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에는 유가를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게 만들고 투기적 수요를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 지속되나 =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 유가는 당분간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도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멈추지 않는 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미자동차협회의 애널리스트인 제프 선드스트롬은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 지정학적 불안, 달러화 약세, 늘어나는 석유 수요 등 그동안 유가를 상승시킨 모든 요인들이 동시에 나타나 유가 상승세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처럼 고유가에 따른 세계 각국의 자원전쟁이 한층 더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우리나라 에너지 확보 전략은 = 석유 소비에 비해 자주개발률이 낮아 안정적 에너지 확보가 어려운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지난 1970년대 두 차례의 오일쇼크로 에너지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979년 한국석유공사를 설립해 국가비축사업을 추진하는 등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석유공사는 현재 국내 9개 기지에 1억2100만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확보한 상태며, 2009년까지 1억4600만배럴로 늘리는 3차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정부 비축유는 7600만배럴로 이는 국제에너지기구 기준으로 59일분에 달하는 물량이다. 여기에 민간비축 9270만배럴을 더하면 전략적 비축 효과는 124일분이 비축된 것이다.

 

석유공사는 내년까지 비축시설 증축을 완료하고 2010년부터는 1억4100만배럴까지 비축할 예정으로 과거 오일쇼크와 달리 유가 급등에 따른 충격 완화 요소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국내 비축유 확보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주개발률이 향상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정부는 석유ㆍ가스 자주개발률을 2016년 28%까지 향상시키는 3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고유가와 함께 남미, 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국영 에너지기업의 프로젝트 참여 강화 등 新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되면서 국제 여건이 변하고 있어 전략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에너지ㆍ자원 한 전문가는 “新자원민족주의는 자원에 대한 국가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다수의 자원 보유국이 협력체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 선진기술이 필요한 특정분야에 대해서는 자국 자원의 개방을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해외 자원개발을 통한 자주개발률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가 주도의 대규모 석유개발기업 육성과 더불어 정보통신과 건설, 문화 등 관련 산업과의 연계 진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체에너지 산업 육성도 절실한 시점이다.

 

불안정한 석유 수급상황은 장기적 추세이며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등 지구온난화 이슈가 날로 중요해지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에너지 소비 억제보다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가정, 상업, 산업용의 냉난방 에너지 수요가 최종 에너지 수요의 40~50%를 차지하고 있어 각국은 냉난방용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개발ㆍ보급 현황은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부 지원 속에 중소기업과 더불어 현대중공업, 효성, LG 등 대기업들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제2차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 및 이용ㆍ보급 기본계획을 통해 2011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량을 전체 에너지 보급량의 5%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예산도 2003년 1193억원에서 올해는 4350억원까지 확대되는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ㆍ보급 사업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 건설 착수, 폐목재 등을 활용한 목질계 바이오매스 열병합 발전소 건설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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