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군 예미초교 대상 등 싹쓸이 … 지역난방공사 뒷바라지 화제

전교생이 70여명에 불과한 한 탄광촌 초등학교 학생들이 대도시 학생들도 수상하기 힘들다는 전국단위 영어 말하기 대회를 휩쓸었다. 수상자들은 원어민 강사 교육까지 받은 학생들이었는데, 알고보니 이들 뒤에는 묵묵히 이들을 뒷바라지한 한 공기업이 있었다.

 

지난 26일 서울 전경련회관 국제회의장에서는 세계예능교류협회가 주최하는 '제13회 대한민국 학생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평소 방과 후 사교육으로 무장한 실력을 뽐내며 열띤 경연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풍경은 곧이어 열린 시상식에서 벌어졌다. 탄광촌으로 알려진 정선군의 예미초등학교(교장 최선중) 학생들이 대도시 학생들을 제치고 대상부터 최고상까지를 '싹쓸이' 해버린 것.

 

화제의 주인공은 대상에 김미나(4년)양과 최고상을 받은 김능재(6년), 김예지(4년), 이원호(4년), 박현근(1년)군 등 같은 학교 5명의 학생들이다. 이들은 사설학원이나 학습지 방문교사조차 찾아보기 힘든 산골마을 출신이었다. 

 

그런데 이 소식을 전해듣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한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묵묵히 이들의 영어교육 뒷바라지를 해 온 지역난방공사 임직원들이다.

 

2년여 전 이 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은 지역난방공사는 그 해 '예미수호천사단'이란 교육 봉사단을 만들었다. 이들은 매주 2회 원어민 강사를 학교로 보내 원어교육을 지원하는 한편 방학 동안 집중연수에 소요되는 교육비 일체를 지원했다.

 

공사의 '예미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틈틈이 공사 임직원 봉사자들이 스피치 교육지원에 나섰고 매년 '지역난방공사 사장배 영어 말하기 대회'를 학내 행사로 열어 학생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기도 했다.

 

예미초등학교의 기적은 우연보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했던 한 공기업의 잘 짜여진 노력이 맺은 결실인 셈이다. 
 
심진섭 예미초등학교 교감은 "산골 아이들도 회화교육을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시키면 도시 아이들처럼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서 "영어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다른 과목도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공을 지역난방공사 몫으로 돌렸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바쁜 업무시간을 할애해 사회공헌활동에 나선 직원들의 자긍심이 높아졌고 인재양성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면서 "공익추구를 위한 공기업으로서 앞으로도 도농간의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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