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벼 콩 무궁화 등 11종 우주정거장(ISS)에 보내

한국 최초 우주인 탄생에 앞서 벼와 콩 고추 무궁화 등 우리 식물 종자 11종이 먼저 우주로 향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방사선생명공학연구부 강시용 박사팀은 한국인 최초 우주인 과학임무 실험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우주선 종자 탑재 및 식물생장 비교실험’을 위해 오는 5일 러시아의 무인 화물 우주선 프로그레스호에 우리나라의 식물 종자 11종(벼 콩 무 유채 들깨 난 애기장대 고추 무궁화 코스모스 민들레) 총 500g을 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낸다고 4일 밝혔다.


이 종자들은 ISS 내에 2개월여 보관되다 4월8일 발사예정인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할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고산씨가 과학실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할 때 가져와 연구팀에 전달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지상의 연구실에서 회수한 종자를 발아시킨 뒤 생장과 변이를 관찰, 우주환경이 식물의 생육변화와 후대에서 돌연변이 발생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하게 된다.

우리 씨앗을 실은 프로그레스 우주선은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오는 5일 오후 6시30분께(현지시간) 발사될 예정이다.


우주선과 우주정거장 등에는 우주 공간에서 날아오는 중입자와 태양에서 오는 양성자 등 다양한 우주방사선이 존재할 뿐 아니라 진공, 희박한 공기, 낮은 자기장 등 지구와는 다른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다.

지구 환경에 수억년 동안 적응 진화해 온 생명체들이 이러한 우주환경에 노출될 경우 돌연변이 등 생리 및 유전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데, 이러한 현상을 이용해 새로운 식물 유전자원을 개발하는 것을 우주선 육종(space breeding)이라고 부른다.


이번 실험은 이같은 우주선 육종을 통한 유용한 식물자원 창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시도다. 연구원은 앞서 2006년 9월 중국이 발사한 과학기술 실험용 우주선 스젠 8호에 우리나라 종자 8종 200g을 탑재해 1차 실험을 한 바 있다.

당시 우주공간을 유영한 뒤 돌아온 종자 가운데 콩 등 일부 식물은 초기 생장이 억제되는 현상을 확인했으며, 자생란인 ‘석곡’의 경우 몇 가지 잎 무늬 변이체가 발견됐다.


강시용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국 우주선 탑재 종자와 한국 최초 우주인이 회수해 올 종자를 이용해 우주선 육종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지구상에서 인공방사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육종으로는 얻을 수 없는 새롭고 뛰어난 품종자원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주선 육종 연구를 토대로 향후 우주시대가 본격 도래해 인류가 우주정거장 및 우주기지에 장기 체류할 때 필요한 식량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우주작물 개발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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