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앤윈, 하리코산사 2MW 기어리스 발전기 기술이전 결정

네덜란드 하라코산사가 소유한 2MW급 기어리스(Gearless) 풍력발전기 기술이 한 신생기업에 의해 올해

부터 국내로 전격 도입된다.

 

이 기술은 전 세계에서 독일의 에너콘사와 하라코산사만이 보유한 풍력발전기 제작기술로, 산업화에 성공할 경우 국산화가 지지부진한 국내 풍력발전시장에 일대 변혁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윈드앤윈(대표 서동택)은 20일 서울 프리지던트 호텔에서 '2MW 기어리스 풍력발전기 기술이전 협약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공개했다.<사진>

 

이어 이 회사는 이날 오후 서울 르네상스 호텔에서 기술이전사인 하라코산 유럽과 국산화 참여사인 현대

중공업, 동국 S&C, 애드컴텍, 한신에너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이전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서동택 윈드앤윈 대표는 "대기업도 성사시키지 못한 기술이전에 성공함으로써 풍력 국산화와 수출

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면서 "향후 세계 풍력시장의 1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윈드앤윈은 향후 포항시 호미곶 일대 6만6115㎡(2만평)에 300MW 규모의 실용화단지(발전소)와 3000억

원 규모의 생산공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어서 국내 풍력시장은 한 차례 지형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2MW급 기술 도입의 의미 = 윈드앤윈의 이번 기술도입은 여러 측면에서 파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선 대기업도 어렵다는 기술이전을 신생기업이 성사시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윈드앤윈은 풍력발전과

무관한 카라반인터내셔날(스포츠용품)의 서동택 대표가 최근 설립한 회사다.

 

앞서 하라코산사와 접촉한 굴지의 모 대기업도 결국 기술이전은 성사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기술이전을 국부유출로 보는 원천 기술업체의 소극적 태도를 이 업체가 전향시켰다는 점에서 이

번 성과는 단순 기술도입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임택 풍력발전협의회 회장(한신에너지 대표)은 "아시아권 전초기지를 모색하던 하리코산이 중국이 아

닌 한국을 택했다는 의미도 된다"면서 "향후 부품산업과 연계하면 2~3년내에 획기적 결과를 낼 것"이라

고 말했다.

 

국내 풍력발전기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국산시장은 현재 효성그룹이 기어드타입의 750kW급, 2MW급 두 종을 실증 연구중이며 유니슨과 두산중

공업이 각각 750kW급, 3.5MW급 기어리스타입의 개발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상용화 수준의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윈드앤윈의 이번 기술도입이 2MW급 이하의 소용량 풍력시장을 단번에 사장시키는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도 높다. 
 
◆ 도입 기술의 가치 = 하라코산사와 윈드앤윈의 기술이전 계약은 엄격한 의미에서 '이전'보다 '매입'에 가깝다.

 

윈드앤윈이 지불하는 일정 수준의 기술료로 10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라거웨이사(하라코산사

가 인수)의 기술을 통째로 사들이는 셈이다.

 

이에 따라 국내 풍력시장은 추후 국산화 여부와 관계없이 최소 2MW급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재 기어리스타입의 풍력발전기 시장은 독일 에너콘사가 선전하는 가운데 뒤따르는 하라코산사가 시장을 양분하는 형태다.

 

'차세대 풍력발전기'로 불리는 기어리스타입 발전기는 블레이드(날개)와 허브(축), 제너레이터(발전기)가 일체형 컴펙트 조합을 이뤄 설치가 쉽고 상대적으로 플랜트 규모는 작다.

 

여기에 기어박스가 필수적인 기어드타입에 비해 부품이 적고 구조가 단순하다보니 고장과 소음이 작아 유지보수와 민원발생 측면에서 강점을 나타낸다.

 

무엇보다 발전부하 변동폭이 작아 품질이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고바야시 노부오 하라코산사 기술고문은 "기어드타입은 허브에 물린 샤프트축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기어박스에 무리를 주고, 이는 곧 내구성 약화와 고장으로 이어진다"면서 "기어리스타입은 허브에 받는 하중을 골고루 분산시켜 흡수하면서 발전기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전량 역시 기어리스타입이 기어드 대비 10% 이상 높고, 생산전력도 기어드타입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계통에 물렸을 때 주는 부담이 작다"고 덧붙였다.

 

◆ 윈드앤윈의 향후 계획 = 예고 없이 시장에 파문을 일으킨 윈드앤윈은 협력사와 함께 국내에 메머드급 풍력시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약 380억원을 투입해 오는 10월까지 포항시 일대 2만여평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시와 협의해 육상과 해상에 각각 100기(2MW), 50기의 발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산공장 기반시설은 70% 정도의 공정이 진행된 상황이며 실용화 단지조성에 대한 지자체와의 협의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 대표는 "연간 1200대의 발전기를 생산하는 시설 규모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올해 첫 매출은 기당 20억원으로 볼 때 약 600억원(30기)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윈드앤윈은 향후 조성될 실용화 단지를 발전사업과 함께 외국 바이어들에게 발전기의 성능과 설치, 건설, 개발현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장소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실용화단지는 5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 5000여명의 생산인력 고용창출 효과와 함께 지역 관광자원으로 활용돼 부수적 경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충열 인하대 교수(풍력에너지학회장)는 "협력사와 함께 요소 부품을 국산화하면 추후 2MW급 이상을 자체 기술로 생산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시장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가 말했다.

 

한편 앤드윈앤의 이같은 청사진은 원만한 자본금 확보 여부와 참여의사를 나타낸 협력사와의 파트너쉽 구축에 따라 결과를 달리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