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너무 심하다. 연초 장중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주춤거리던 뉴욕의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가격이 지난 20일 장중 배럴당 101.32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1월2일 종가 기준 배럴당 99.62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WTI 가격이 이날 100달러를 훌쩍 넘어서 100.74달러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19일에 이어 두번째이다. 이같은 원유가의 고공행진은 수급불안과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 및 달러화 약세에 따른 유동성 증가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가깝게는 다음달 5일 열리는 석유수출국회의(OPEC)에서 감산 가능성이 큰 것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 상품시장에서는 원유 뿐아니라 금속과 곡물 가격도 일제히 올라 백금과 콩 등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국제 밀 가격도 90% 가까이 올라 라면값이 오르는 등 주름살이 여기저기에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포스코는 올 4월부터 수입되는 철광석 수입가격을 65% 올려주기로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브라질 발레(옛 CVRD)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앞으로 BHP빌리톤 및 리오틴토와도 비슷한 수준으로 철광석 수입가격을 인상해줄 것으로 전해졌다. 철광석은 원유와 마찬가지로 후방산업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이같은 대폭적인 철광석 수입원가의 상승은 철강재 가격을 10~20% 인상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자동차산업은 물론 건설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는 작년 1월에 비해 이미 21.2%나 올랐다. 이는 9년3개월만의 최고치다. 이미 이처럼 수입물가가 올랐는데도 원유값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철강재가격도 인상을 예약해 놨으니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더욱이 원유가의 상승은 농산물가격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어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농업용 유류 가격이 올라감과 아울러 비료 농약 등 석유화학제품의 잇단 인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의 인상에 따른 인플레는 우리 독자적인 힘으로 해결할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수요가 이끄는 인플레의 경우는 수요를 조정하는 긴축정책으로 해결할수 있으나 비용이 올라서 부수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비용 상승형 인플레는 유효한 정책수단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아무런 대응없이 수수방관할수도 없는 실정이다. 정권 교체기를 틈타 엄습하고 있는 인플레 위기를 현명하게 대처할수 있는 방안을 모두가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