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터지는 ESS 배터리, 잠자는 폭탄 될라
펑펑 터지는 ESS 배터리, 잠자는 폭탄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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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8.06.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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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서만 영암·경산서 배터리 폭발사고 2건 발생
특정사 동일 공급제품으로 확인…원인규명 오리무중
영양풍력 연계 ESS설비에서 발생한 화재로 706㎡규모 배터리 건물과 3500여개 이상의 리튬배터리가 전소됐다. [사진제공-영암소방서]
영암풍력 연계 ESS설비에서 발생한 화재로 706㎡규모 배터리 건물과 3500여개 이상의 리튬배터리가 전소됐다. [사진제공-영암소방서]

[이투뉴스] 전력저장장치(ESS)에 사용되는 리튬 배터리가 언제 터질지 폭탄 신세다. 특정사 배터리의 경우 이미 대형화재를 포함해 수차례 폭발이 있었음에도 아직 정확한 원인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고, 외부로 드러나지 않은 자체 결함사고도 적잖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명분으로 전국에 설치된 ESS는 1000MW 남짓. 이들 ESS 배터리에 대한 전면적 안전관리실태 점검과 선제적 사고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업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4시경 전남 영암군 금정면 활성산 영암풍력발전단지내 ESS설비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는 당국 현장 CCTV 확인 결과 발화점이 배터리실로 확인되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특정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전기실에 불이 붙었고, 이로 인해 함께 적체돼 있던 배터리 3500여개에 잇따라 불이 옮겨 붙으면서 연쇄 폭발과 대형화재가 발생했다는 게 진압에 나선 당국 조사결과다.

배터리 12MWh, PCS(전력변환장치) 4MW규모인 이 설비는 대명GEC가 발주하고 A사가 턴키로 수주해 2015년 설치했다. 배터리는 A사 리튬전지가 사용됐다. 특이한 점은 화재 당일 이 설비가 외주 협력사로부터 배터리 점검작업을 받았다는 것. 사고 닷새 전인 지난달 28일 배터리서 에러신호가 뜨자 영암풍력 측이 A사에 점검을 요청했고, 화재 당일 유지보수 담당 협력사가 현장에 도착해 배터리 점검과 모듈부품을 교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협력사 측은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교체 한 뒤 배터리와 PCS를 다시 연결하려는 순간 폭발음과 함께 발화가 시작돼 모듈과 다른 장비를 모두 태웠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재로 한때 수십m 높이로 화염이 치솟을만큼 불이 커져 708㎡규모 가건물 전체와 배터리 3500여개가 전소, 소방서 추산 46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진화는 소방차 20여대와 100여명의 진압요원이 투입된 가운데 3시간 이상이 걸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카메라에 녹화된 장면을 확인해 발화지점이 배터리실인 것은 확인했다. 일단 전기적인 배터리 폭발로 (원인을)파악하고 있는데 어떤 작업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A사가 이 작업 로그파일을 복사해 가져간 상태다. 국과수에서 와서 현장을 확인하긴 했으나 현장 출입은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장에 소방설비가 구축돼 있었지만, 화재 당시 이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해당설비는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어 원인이 배터리 결함으로 드러날 경우엔 생산자가 제조물 보험으로, 그 밖의 이유일 경우 화재보험 등으로 보상을 받게 될 예정이다.

문제는 ESS설비 배터리 화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전에 의하면 정확히 영암풍력 ESS 화재 한달 전인 지난달 2일 경산변전소에서도 배터리 과열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주파수조정용(FR) 배터리 100여개와 16㎡크기 컨테이너 내부가 불에 탔다. 345kV 경산변전소에는 동급(4MWh) ESS 컨테이너 12개동이 설치돼 있어 조기진화 실패 시 자칫 대형 화재와 초고압 송전선로 소실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이 변전소 ESS설비에 사용된 배터리 역시 영암ESS 설비와 같은 제작사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아직 원인분석 중이다. 결국 (턴키)공급사와 (배터리)제작사간 손해배상 책임 공방이 있지 않겠냐”면서 “FR용 ESS로는 376MW에서 더 이상 증설할 계획이 아직 없다. 올해는 태양광 연계 대여사업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력사 관계자는 “2년전 경북 A변전소에서도 같은 종류의 배터리가 시험운영 중 화재를 일으켰고, 고창에서는 다른 회사 배터리가 불에 탔지만 외부서 인지하지 못했다”며 “AS를 담당하는 배터리 회사만 파악한 결함까지 포함하면 유사사례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배터리로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는 리튬배터리는 비단 ESS에서만 위험을 드러낸 것이 아니다. 2016년 미국에선 테슬라 전기차인 모델S가 나무를 들이받으면서 배터리 폭발이 일어나 운전자가 현장에서 사망했고, 이달 9일에도 미국에서 같은 전기차를 몰던 고등학생 2명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발생한 화재로 차량에서 탈출하지 못한 채 숨졌다. 지난 3월에도 테슬라 다른 모델이 충돌사고 후 배터리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서에 입고된 사고차량이 진화 이후 지속적으로 화염을 일으켜 당국을 놀라게 했다.

전문가들은 배터리 화재의 위험성이 간과되고 있으며, 특히 배터리를 대용량으로 사용하는 ESS설비의 안전관리가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신재생 전문가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번 불이 붙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화재로 번지면 물로 소화(消火)가 안될만큼 화염이 강하고 불꽃놀이처럼 연쇄 폭발을 일으킨다”면서 “ESS보급도 좋지만 과연 이런 취약점에 대해 정부나 안전관련 기관들이 신경쓰고 있는 지 모르겠다. 최소한의 안전개념을 갖춰야 하며, 기설 설비에 대한 일체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영암 ESS설비 화재 장면
영암 ESS설비 화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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