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도뉴텍-동서발전, 당진화력서 고효율 흡습제 개발 및 유동성 증대 연구 성공 완료
이송능력 개선으로 소내 동력비 절감…연소나 배출물질 영향 '無' 사용처 확대 기대

비산먼지를 방지하기 위해 저탄장 석탄에 물을 뿌리고 있다.
비산먼지를 방지하기 위해 저탄장 석탄에 물을 뿌리고 있다. 석탄 함수율 증가의 원인이 된다.

[이투뉴스] 국내 한 중소기업이 수분을 다량 머금은 석탄의 뭉침(엉김) 현상을 완벽히 예방·해결하는 고효율 흡습제를 개발, 상업운전 중인 일선 석탄발전소에서 그 효과를 입증했다. 발전사들은 수급여건 상 열량은 낮고 수분함량은 높은 저급탄 사용을 늘려왔는데, 하역·이송·저장·공급 과정에 젖은 연료가 설비에 달라붙거나 쌓이는 적체(Clogging)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이들이 해외에서 수입하는 유연탄은 연간 1억톤에 육박한다.

화력발전설비용 특수방청 필름과 계측기를 전문적으로 생산·공급해 온 동도뉴텍(대표 김지택)과 발전공기업인 동서발전(사장 박일준)이 석탄 유동성 개선에 관심을 갖고 사업화 연구에 착수한 건 제작년 말이다. 동서발전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목적으로 추진한 현장연구개발과제의 주관기관과 참여기관(당진화력본부)으로 호흡을 맞춘 것이 계기다. 2016년 12월부터 1년간 현장에 최적화 된 흡습제를 개발하고 성능검증과 최적화 등을 완료하는 내용이다.

해외서 수입된 유연탄은 하역 이후 저탄 등의 이송절차를 거쳐 발전소 보일러에서 연소된다. 이때 주요 이송라인에서 젖은 탄이 엉김현상을 일으킨다.
해외서 수입된 유연탄은 하역 이후 저탄, 혼탄 등의 이송라인을 거쳐 발전소 보일러에서 연소된다. 이때 주요 이송라인에서 젖은탄이 엉김현상을 일으킨다.

앞서 같은해 동도뉴텍은 특허출원한 석탄용 유동성 개선첨가제(퓨얼메이트.Fuelmate)를 론칭했다. 성능시험 평가에서 탁월한 흡수율과 응집도(뭉침 정도) 개선효과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발전소 시험사용 실적만으론 발전사 진입장벽을 넘기 어려웠다. 상업운전 석탄발전소에서 효과를 입증하는 일이 관건이었다. 당진화력을 무대로 ‘고효율 흡습제 개발로 석탄유동성 증대 비용절감 및 효율향상’이란 공동연구개발이 시작된 배경이다.

석탄 유동성 개선은 동서발전 입장에서도 큰 관심사였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유연탄 산지별 수분함유량은 고품위로 분류되는 호주와 러시아탄이 8~10wt%(weight percent)인 반편 저등급인 중국탄과 인도네시아탄은 각각 14~16wt%, 20~25wt%로 수분함량이 높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국제 석탄수급 여건이 달라지면서 고품위는 가격이 뛰고 저품위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수분함유량이 높은 저품위가 유입되면서 연료운송 지연과 막힘도 종종 발생했다.

죽탄으로 불리는 젖은탄은 연료선박에서 석탄을 내리는 하역단계에서부터 옥내외 저장-혼탄(다른 종류의 석탄을 혼합하는 단계)-진동스크린-저탄조(Coal silo)-미분기 등 각 단계마다 설비에 달라붙거나 적체를 일으켜 이송 동력비용을 증가시키고 급탄 차질이나 연소불량을 유발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는 뭉친탄을 으깨거나 별도 건조시설로 함수율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으나 별도 공정에 따른 장치비 투자와 연료비 손실이 적잖았다.

미분기에 적체돼 있는 석탄
미분기에 적체된 석탄

그런면에서 동도뉴텍의 석탄화력발전소용 흡습제는 일찍이 기존 연료 유동화 개선방식을 한단계 뛰어넘는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 양사는 석탄 이송속도를 크게 높이는 흡습제 개발과 전용 투입설비 구축, 흡습제와 석탄의 혼소 및 연소공정에 대한 안정성 검증 등을 최종 목표로 당진화력서 각종 연구와 실증에 매진했다. 당진 3호기 흡습제 투입설비를 설치, 석탄 연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종 배출물질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을 꼼꼼하게 검증했다.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우선 수분이 10wt% 함유된 석탄에 시제품을 투입하자 92.5%였던 응집도가 5.72%로 뚝 떨어졌다. 20wt% 석탄도 뭉침이 없었다. 나흘간의 컨베이어벨트 시험에선 흡습제 투입전 초당 363.3g이던 이송송도가 2배 이상인 826.6g으로 빨라졌다. 탄종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모든 종류의 석탄 이송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흡습제가 연소나 배출물질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말끔히 해소됐다.

퓨얼메이트 투입 전후 응집도 변화(위)와 제품 사진(아래)
퓨얼메이트 투입 전후 응집도 변화(위)와 제품 사진(아래)

석탄전용 흡습제가 투입된 상태에서 연소한 결과 수분, 석탄재(Ash) 함량, 휘발분, 고정탄소 등은 변화가 없었고 발열량은 오히려 소량 증가했다. 회융점이나 Na, K 농도 변화도 원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주요 대기오염물질 발생량도 불변했다. 고효율 흡습제 사용 전후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변화는 없었고, 분쇄도(HGI)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되지 않았다. 원활한 연료 이송에 따른 소내 전기료 절감효과도 확인됐다.

석탄 유동성 개선으로 상탄동력이 절감됐고, 젖은 탄에 의한 전력손실이 85% 이상 감소됐다. 여기에 미분기 등 연료운반설비의 부하가 감소하고 하역 시 작업시간 절감에 따른 조·체선비 절감효과도 거뒀다.

김지택 동도뉴텍 대표는 “당진 3호기에 시제품 흡습제를 혼소해 5일간 최종 성능평가를 실시한 결과 석탄 이송속도와 응집도는 뚜렷한 개선효과를 나타낸 반면 연소에도 전혀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면서 “중소기업과 함께 발전사 최초로 석탄 흡습제를 자체 개발, 저등급 석탄 이용에 대한 운전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데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번 현장연구개발과제는 올해 1월말 동서발전 상생기술처가 시행한 최종평가위원회 평가에서 445점을 받아 우수과제로 선정됐다.

김 대표는 “발전사업장을 연구에 활용토록 한 동서발전의 상생협력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결실이었다”고 사의를 표하면서 “향후 제철이나 유사 연료 사용설비에도 적용이 확대되도록 연구결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도뉴텍은 발전설비 녹박지를 위한 특수방청피름과 제습제, 화력발전소 계측기 등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강소기업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동도뉴텍과 상생협력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한 동서발전 당진화력
동도뉴텍과 상생협력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한 동서발전 당진화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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