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선출하는 6·13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최종 투표율은 전국단위 지방선거 사상 두 번째로 높은 60.2%로 국민들도 큰 관심을 보여줬다. 결과는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4곳, 226개 기초단체 중 151곳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당선됐다. 민심은 지난 수년간 실책을 범한 야당을 심판하고, 집권당의 손을 들어주었다.

개인적으로 두 지역이 눈길을 끈다. 서울 서초구와 경북 구미시다. 서초구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다. 당선인 조은희 구청장은 초임 시절 생활 속 시민 편의를 증진하는 다양한 시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들이 더위와 자외선을 피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 앞 그늘막을 설치하고, 거리 곳곳 캔과 플라스틱 등 재활용품을 버릴 수 있는 종이컵 형태의 쓰레기통을 배치했다. 겨울에는 추위와 씨름하는 시민을 위해 버스정류장에 온돌처럼 따뜻해지는 벤치를 놓았다. 유세기간 동안 역량과 실적을 바탕으로 홍보했고, 집권당 광풍(狂風)에도 살아남았다. 반면 상대 후보는 대통령과 집권당 인기에 영합하는 낡은 태도를 버리지 못했다는 게 세간의 평가다.

보수성향이 짙은 구미에도 이변이 발생했다. 1995년 민선 개시 이후 처음으로 구미에서 진보성향 후보가 당선됐다. 다수 언론들은 자유한국당 출신 전임시장이 이념갈등과 특정인물 우상화에 골몰할 뿐 혈세를 낭비하고, 민생을 돌보지 않은 게 패인이라 보고 있다.

두 사례 모두 지역·이념갈등, 특정인물 인기에 영합하는 등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하고 구태(舊態)에 빠져, 민생을 살피지 않는 인물은 버림받는다는 교훈을 남기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가 지난 9년간 실책을 범한 야당을 심판했다는 측면 역시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더욱 현명하고 날카로워지는 민심의 향방에 공직자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이번 선거에선 지역에너지 전환을 공약에 담은 다수 후보가 선출됐다. 지역에너지전환을 위한 전국네트워크에 따르면 전국 광역단체장 16인과 많은 기초지자체장이 동참의 뜻을 밝힌 바 있다. 그간 에너지정책에서 소외됐던 지역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실효성 있는 지역에너지정책을 수립하려며 역량을 키우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준비해야할 일들이 많다. 중앙에서 지방으로 에너지권력이 서서히 이동하는 시점에서 낡은 관습을 버리고 민심의 정확한 뜻을 헤아려 올바른 결정들이 이어지길 간절히 희망한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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