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어 대만, 한국, 일본 등 대량 신규 설치 계획
맥쿼리 한국 시장에 눈독…"대만 제외 배타성 강해"

[이투뉴스] 차세대 해상풍력 시장으로 동북 아시아가 부상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상 풍력국가인 중국에 이어 대만과 일본, 한국이 해상 풍력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며 유럽 등 해외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만의 약진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해상 풍력 허브가 되기 위해 속도전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 규모로 봤을때 대만이 가장 앞서나가는 형세다.  

최근 한국에서도 신규 해상 풍력 사업이 검토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맥쿼리가 한국내 해상 풍력사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는 경북부유식해상풍력발전과 손을 잡고 경북 포항과 울산에서 30마일 떨어진 해상에 1GW급 해상 풍력단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우드맥킨지 산하 MAKE 컨설팅의 아시아 지역 담당 로버트 리우 상임연구원은 “세부 사항에 대해 알려진 게 없는 것으로 보아 사업이 초기 계획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 정부의 허가와 주민들의 동의를 얻는게 해상 풍력발전 사업이 거쳐야 할 가장 큰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맥쿼리 코리아의 김선미 홍보담당은 파트너십에 대한 공식발표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맥쿼리 캐피탈 코리아는 한국에서 해상용 풍력 사업 개발을 위한 파트너와 양해각서에 서명했으나 지금 단계에서 알려진 추가적인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맥쿼리 사업은 현재 한국에서 진행 중인 4GW 해상 풍력발전 사업의 일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자회사인 한국해상풍력은 서남해에 2.5GW급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첫 단계로 두산의 3MW급 터빈 20개로 구성된 60MW 발전소를 지을 예정이다. 

한국의 첫번째 해상용 풍력발전은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30MW급 제주탐라해상이 있다. 그 외 대부분의 해상 풍력 개발 사업들은 여전히 초기 계획 단계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18GW의 풍력발전을 채운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유일한 방법은 해상 풍력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정부의 구체적이고 확실한 대책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만의 해상 풍력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대만은 지난 4월 3.8GW의 해상 풍력 사업 입찰을 실시해 11개 사업을 낙찰시켰다. 전문가들의 예상치였던 3.5GW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다. 

이 뉴스는 국제 투자자들과 개발사들의 상당한 이목을 끌었다. 대만에는 현재 해상용 풍력 공급망을 개발하기 위한 관련 주요 산업이 없기 때문에 해외 유수 업체들의 대만 시장 선점을 위한 발빠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유럽 업체들이 틈새 시장을 꿰차기 위해 먼저 뛰어들었다. 지멘스 가메사는 내년부터 운영될 120MW급 ‘포모사 1 페이즈 2’ 발전사업에 대한 거래를 이달 성사시켰다.  

이 사업은 맥쿼리 캐피탈과 외르스테드, 스완코 리뉴어블 에너지 등 유럽 기업들의 컨소시엄에 의해 추진됐다. 

이 발전소에는 지멘스 가메사의 SWT-6.0-154 다이렉트 드라이브 풍력 터빈 20기가 2개의 4MW급 터빈과 함께 설치될 예정이다. 

대만 정부는 2020년까지 520MW, 2025년까지 5.5GW의 해상 풍력 용량을 추가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올해 말 2025년에 완공을 계획한 2GW 사업을 추가적으로 승인할 계획이다. 대만은 2025년 이후부터 3~4GW급 해상 풍력을 추진하기 위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대 해상 풍력 시장인 중국과 지역적으로 매우 가깝지만 차별성을 두고 있다. 중국은 2027년까지 28GW의 해상 풍력 발전소를 세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영국 계획 용량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은 외국 자본으로부터 폐쇄적인 시장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진입이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있는 대만으로 해외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만은 해상용 풍력 공급망을 갖추고 있지 않은 블루오션일 뿐만 아니라 중국 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있어 경험이 풍부한 해외 풍력 개발자들에게 이상적인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해상 풍력 사업 입찰에서 유럽 개발사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는 3개 사업권을 따냈으며, 독일 회사 WPD도 3개 사업권을 따냈다. 덴마크 외르스테드는 2개 사업권을 획득했다.  

애널리스트 그룹 <어 월드 어바웃 윈드>의 리차드 힙 편집담당은 “입찰한 대만 기업들의 경우 대개 경험 많은 해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의 유산 에너지는 유럽의 해상 풍력 베테랑 기업 노스랜드와 파트너십을 맺었고, 스완서는 맥쿼리와 팀을 이뤘다. 대만 기업 타이파워만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터빈 장비 제조사들인 지멘스 가메사와 MHI 베스타스도 대만 시장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멘스 가메사의 안드레아스 노엔 해상용 풍력 부문 CEO는 “대만 정부는 해상 풍력 산업을 지원해 상황을 앞서서 주도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지멘스 가메사는 대만 대중에 인터네셔널 윈드파워 트레이닝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트레이닝 센터에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대만은 자국내 해상 풍력 장비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OEM에 인센티브를 마련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산 발전기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대만은 유럽에서 발전기를 배송해와야 하며 비용 상승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편 <GMT 연구소>는 해외 제조사들은 대만 시장이 완전히 안전한 시장으로 보고 있지 않으며, 투자 리스크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비교해 대만에서 해상용 사업 건설과 관련한 보험 프리미엄 비용이 35~45% 높아질 수 있다고 재생에너지 보험사 GCube 인슈어런스의 자틴 샤마 대표는 밝혔다. 

대만 해협에서의 실사격 훈련으로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과 몰수, 국유화, 사업권 박탈 등의 위험 뿐만 아니라 풍력 자산의 실질적 피해 가능성도 고려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대만의 초기 해상 풍력 규모에 대한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컨설팅 회사 LOC 리뉴어블스의 R.V 아힐란 대표는 “대만의 해상용 풍력 목표량은 너무 야심차다”고 지적했다. 경험 부족과 극심한 기후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만의 해상용 풍력 산업은 2020년부터 가속도를 올리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른 아시아 시장들은 대만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우 연구원은 “중국을 제외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대만은 가장 뜨거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해상풍력은 향후 10년간 일본과 한국에서 신규 발전 용량의 약 25%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 반면 대만에서는 9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독자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으며 자국내 해상용 터빈 제조사들도 있다”며 “그들은 이론적으로 해외 시장에 열려있지만, 실질적으로 대만과 비교해 배타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의 신규 해상 풍력 설치 용량은 2020년과 2027년사이 연간 3GW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됐다. 

MAKE는 '2018 세계 풍력 시장 전망서'에서 “중국의 해상 풍력 산업은 빠르게 성숙할 것이다”며 “전통적 육상 풍력 산업에서 문제가 됐던 송전 제약 부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대부분 육상 풍력발전기는 전력 수요가 적은 서북부에 있으며, 전력 수요가 많은 동부로 송전하는 과정에서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부 도시에서 가까운 바다에 해상 풍력 발전소를 적극 배치할 계획이다. 

고속 성장을 꿈꾸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해상 풍력 산업이 경험과 인프라 부족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본격적으로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시애틀 =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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