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발전 '동상이몽' 난제 산적
해상풍력발전 '동상이몽' 난제 산적
  • 최덕환 기자
  • 승인 2018.07.0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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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열려도 국산 대형 풍력터빈 부재 가능성↑
계통연계, 정부‧지자체 권한 조정 등 숙제 산더미

[이투뉴스] 해상풍력발전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표명에도 불구하고, 각 참여주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제반여건 마련에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여지가 크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국산 대용량 풍력터빈 부재(不在)와 전력 계통연계를 둘러싼 갈등, 정부와 지자체 간 풀어야할 숙제들이 산더미다.  

정부의 ‘재생에너지3020이행계획’상 신규 설비용량 48.7GW에서 해상풍력발전은 12GW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다수 행사에서 지역과 지자체 주도의 대형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조선·해양·철강 등 연관 산업까지 육성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경제성 확보 및 용이한 인·허가 진행을 위해 ‘선(先)단지 조성, 후(後)사업자 개발’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운드1(시장형성 및 역량확충), 라운드2(대량보급 및 계획입지제도 도입), 라운드3(해양플랜트 및 수출산업)등 3단계 전략적 단지개발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지역과 지자체 주도의 단지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주민참여 지원제도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총사업비 대비 주민들이 지분의 2%이상 채권‧펀드를 투자할 때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중치 0.1을, 4%이상은 0.2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추진여건은 녹록치 않다. 당장 내후년까지 해상풍력발전단지에 설치할 국산 대형 풍력터빈을 구할 수 없다. 세계 추세를 보면 육상풍력터빈은 4.0MW이상, 해상풍력터빈은 8.0MW이상 대형 풍력터빈들이 이미 실용화단계를 밟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근래 두산중공업이 국책과제로 향후 4년간 8㎿급 대용량 해상풍력발전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는 등 외산과 시차를 보이고 있다. 실증기간까지 더하면 아무리 빨라도 내후년까지는 국산 대용량 풍력터빈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복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이 그동안 제작한 5㎿이상 풍력터빈들은 기술적 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작년 인수한 현대중공업의 5.5㎿ 풍력터빈 제작기술이나 과거 삼성중공업의 7㎿급 풍력터빈, 효성중공업의 5㎿급 풍력터빈 등 모두 기어박스(증속기) 결함과 블레이드(풍력날개) 손상우려 등 자체 하자를 해결하지 못해 재설계를 요하는 실정으로 전해진다.

A대학교수는 “시장을 열어도 국산 기자재가 설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단지를 개발하기 위해 외자유입은 필연적일 수 밖에 없다. WTO규정에 가로막힌 정부가 각종 시책을 모조리 동원해도 외산기자재 수입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불과 최대 2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단지 조성에 꼭 필요한 전력계통연계 역시 한국전력공사와 풍력산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전 측은 전력기본계획에 해상풍력 계획입지를 반영, 입지마다 순차적으로 전력계통을 설치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풍력산업계는 한전의 방식으론 전력계통 공사 시 최소 5년의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반발한다. 이 때문에 해안가에 다수 있는 화력발전소 자체 전력계통용량을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전력계통 연계에 대해 정부 역시 한전 측에 빠른 해결을 요청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한전이 계획입지제도와 신재생 발전사업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가 큰 만큼 견제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입장도 조율이 필요하다. 정부가 주민과 지자체도 단지개발에 대해 인센티브 적용을 제시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현장에서 쉽게 적용되지 않는 사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거대자본이 필요한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2~4%씩 지분투자를 할 수 있을 만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현지 주민이 얼마나 되겠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반면 지자체는 단지 개발역량 확보를 위해 지역개발청 설립 등을 지원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또 단지에 부과되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최대 9대1까지 차이가 나는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B연구기관 관계자는 “지방재정 여건과 역량 확보를 위해 어느 정도 정부의 권한을 지자체에 이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개발청 설립에 대해선 기재부 등 정부 역시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풍력 기자재 공급업체들은 정부에 육상과 해상풍력의 균형 잡힌 개발을 요청하고 있다. C기자재 공급업체 관계자는 “정부의 계획대로 본격적인 해상풍력단지를 개발키 위해선 수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그 기간에 시장이 말라 기자재 공급업체의 존속이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의도대로 단지 개발이 본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적정수준 국내시장이 형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지방개발공사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3020이행계획을 추진하는 데 있어 뚜렷한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본다. 이번 정권 내에서는 본격적인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이 어려울 수 있다. 이점을 고려해 현실성 있는 계획을 세워 준비하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도 될까말까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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