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기위원회, 어디로 가야 하나
[칼럼] 전기위원회, 어디로 가야 하나
  • 이종영
  • 승인 2018.07.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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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영중앙대학교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이종영] 전기위원회는 지금처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으로 행정처분의 심의·의결기구로 존속해야 하는가? 독립규제위원회로 변모하여 국무총리실 소속 행정위원회로 되어야 하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전기위원회의 기능을 전기사업 관련 행정처분을 사전에 심의·의결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문위원회와 전기사업의 분쟁조정을 전담하는 분쟁조정위원회로 분리해야 하는가? 전기위원회의 기능과 역할을 비롯한 행정조직상 위상에 관한 문제는 전기위원회의 설립 당시부터 전력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제기되었다.

전기위원회는 IMF로 인하여 한국전력이 독점적·통합적으로 수행해 왔던 발전·송전·배전 및 판매업무를 제도적으로 분리하여 경쟁력 있는 발전사업자가 전력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사업법의 개정으로 2001년 4월 27일 설립되었다. 전기위원회는 전력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전기사업의 진입·행위·퇴출규제, 전기판매사업자의 공급약관 인가 등의 심의, 경쟁촉진 및 불공정 행위 규제, 소비자 권익보호, 독점부문의 시장지배력 남용 규제, 전력시장 및 전력계통 운영에 대한 감시 등과 관련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전기위원회는 설립 당시와 달리 조직 규모가 축소된 상태로 운영 중에 있다. 전기위원회의 위원장은 비상임위원이고, 상임위원은 1명이나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이 겸임하고 있으며, 매월 둘째 주 월요일에 회의를 개최함으로써 매월 최소 1회의 회의가 열리고 있다.

전기위원회는 설립 당시에 전력시장을 완전한 경쟁체계로 전환하고, 전력시장의 경쟁촉진과 불공정 행위를 독립적으로 규제하고, 전기사업 관련 행정처분을 직접 수행하는 독립규제위원회로 기능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전력시장은 발전사업만 일부 민간사업자가 진입하여 경쟁하는 체제로 변하였을 뿐, 송·배전사업과 판매사업은 여전히 한국전력이 독점하고 있다. 그 결과 전기위원회도 전력분야의 행정위원회로서 독립규제위원회가 아니라 전기사업과 관련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행정처분에 대한 심의·의결을 하는 자문위원회로 기능하게 되었다. 또한 전기사업과 관련된 분쟁조정업무를 추가적으로 수행하면서 현재는 혼합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기위원회는 행정기관으로서 독립규제위원회가 아니라 전기사업과 관련된 행정처분 등에 관하여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업무를 보좌하는 자문위원회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행정처분을 하지 못한다. 전기위원회는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과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 소속의 행정위원회가 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전기위원회가 이와 같이 비전형적인 행정조직이 된 이유는 전기사업분야에 관한 정부의 정책방향이 거의 20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데에 그 원인이 있다.

현행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기위원회가 수행하고 있는 전기사업 관련 업무 중에서 행정처분의 심의·의결과 분쟁조정은 업무의 성질이 다르므로 분리될 필요가 있다. 전기사업과 관련된 행정처분의 심의·의결에 관한 업무는 가스도매사업허가처분이나 허가취소처분, 광업권설정의 출원허가나 취소처분, 석유정제업의 등록이나 취소처분 등과 같이 전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책임 하에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전기사업과 관련된 행정처분 시에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다면 자문을 거친 후에 행정처분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반드시 현행과 같이 전기위원회를 설치하여 심의·의결을 거쳐야 할 필요는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수행하는 행정처분에 대한 심의·의결은 행정위원회으로서 전기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가 아니라 자문위원회로서 전기위원회가 수행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전기위원회를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다.

전기위원회의 또 다른 업무는 전기사업분야의 분쟁조정이다. 환경분쟁, 건설분쟁, 방송분쟁 등과 같은 분쟁조정업무는 환경부 소속 환경분쟁조정위원회, 국토교통부 소속 건설분쟁조정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방송분쟁조정위원회에서 수행하고 있다. 해당 업무와 관련된 분쟁조정은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관할 중앙행정기관에서 각각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기사업과 관련된 분쟁조정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기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하여 수행하는 것이 적합하다. 

전기사업과 관련된 행정처분의 심의·의결과 분쟁조정은 업무의 성질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업무특성별로 분장하고, 이를 수행하는 전기위원회도 업무수행의 효율성을 기하도록 재구성되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전기사업과 관련된 행정처분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하여 심의·의결과정을 생략하고, 전기사업과 관련된 분쟁조정업무는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전기분쟁조정위원회가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전기위원회의 설치, 구성 및 기능 등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전기사업법의 개정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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