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에너지, 국가배급시스템 사실상 마비
북한 에너지, 국가배급시스템 사실상 마비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8.07.1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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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능력 부족 등으로 민간·상업 부문에는 대부분 배급 중단
내부역량으론 에너지난 해결 불가, 외부 자본·기술 도입해야
남북 에너지 및 환경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패널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남북 에너지 및 환경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패널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이투뉴스] 북한은 여전히 에너지를 무상으로 배급하는 국가공급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으나, 민생분야는 대부분 배급이 중단되는 등 에너지 정책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북한 내부적 역량으로 개선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개혁·개방을 통한 외부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이라는 지적이다.

10일 환경재단과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가 공동으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新남북시대, 지속가능한 에너지-환경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김경술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에너지 현황에 대해 “최악의 상황이며, 갈수록 악화되는 추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에너지 수급 규모는 우리나라의 1990년대 초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북한의 1인당 에너지 소비 역시 460TOE 수준에 머무는 등 2015년 세계 평균보다 크게 낮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연탄 45억톤, 갈탄 160억톤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지고 있지만 열악한 생산여건과 기술·자본 부족으로 생산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주요 발전설비인 구소련과 중국이 건설한 미분탄 화력발전소도 전체의 97%가 30년 이상 노후한데다 연료문제(석탄부족, 저열량탄, 혼소용 중유 공급 부족)와 부품 등 중간재 부족, 설비 및 기술력, 정비 부족으로 정상가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력 역시 발전위주의 수자원 개발이 이뤄졌으나, 기술적·재정적 어려움으로 많은 소수력 설비가 폐기되는 등 한계상황에 도달했다. 또 낙후된 송배변전시스템과 송배전 용량 부족, 노후설비가 많아 급전체계 현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에너지시스템은 에너지를 국가가 무상 배급하는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기와 석탄, 석유 모두 공급능력 부족으로 일부 기간산업만 유지하고 있을 뿐 가정·상업용은 제한송전과 배급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처럼 배급체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연유장사(석유장사)와 가스집(LPG판매), 장마당 연료시장 등 상업적 에너지 거래도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고 에경연은 분석했다.

김경술 선임연구위원은 “에너지공급시스템이 무너지다 보니 연관산업도 동반부실 상태인데다 국제협력 여건도 불비해 지속가능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북한 내부에 축적된 에너지 정책역량이 부족해 국가의 에너지 정책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북한 내부 역량으로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며,  체제개혁과 시장경쟁제도 도입, 상업적 에너지시스템 허용, 서방의 자본과 기술 도입, 민간 에너지산업 육성 등 개혁·개방이 북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아주대 교수)는 ‘북한의 생태환경 현황과 남북 환경협력방안’을 통해 북한이 오염물질 배출은 우리보다 훨씬 적은데도 저감기술 도입이나 배출량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추정했다. 물 역시 생활오수나 인분으로 오염된 곳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부는 깨끗하게 보전된 곳도 있어 단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아직도 하천물로 음식물을 씻는 곳이 많고, 중요시설 조차 제한급수를 하는 등 수도 공급이 열악한 상태다. 또 에너지난으로 벌목이 증가하고, 식량 증산을 위한 산간 농지(다락밭) 개발 등으로 민가 주변의 산림파괴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장재연 대표는 남북 환경교류 협력방안에 대해 “선입견이나 이념적인 접근이 아닌 현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하며 ‘장님 코끼리 만지기식(일부를 전체로 오해)’이 아닌 실용적이고 주체적인 교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류 전문가만이 아닌 각 분야의 내용을 이해하는 전문가 참여를 통해 북한 상황에 맞는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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