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조원 혈세 쏟는 HVDC 부실, 누구 책임인가
[사설] 수조원 혈세 쏟는 HVDC 부실, 누구 책임인가
  • 이투뉴스
  • 승인 2018.07.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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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뉴스] 정부와 한전이 수조원을 투입해 추진하는 육상 초고압직류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Transmission) 사업이 부실 투성이 의혹을 받고 있다. 더욱이 이런 속사정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교류전력을 직류로 변환해 송전한 뒤 수전점에서 다시 교류로 변환해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다. 고압 직류로 전력을 보내니 송전효율이 좋고 전압이 낮아 절연체 수량과 철탑 높이를 다소 줄일 수 있다. 600km 이상 장거리일 경우 교류 송전 대비 건설비를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정부와 한전은 고작 200여km 거리 육상에 이 설비를 건설하기로 했다. 장기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원전과 석탄화력 전력수송이 명분이다. 총 사업비는 8~10조원 규모에 달한다. 발전업계는 과거 건설사례에 비쳐봤을 때 그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설비가 툭하면 고장나는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제주지역 일대에 정전사태까지 빚어지는 등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이런 급작스러운 작동 불능상태가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확인된 것만 2015년부터 이달까지 육지-제주 구간에서만 13회나 된다. 한전이 긴급수전 조치에 나서면서 외부에 드러나지 않은 경우를 감안하면 실제 건수는 몇 배에 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장기전력수급계획에 반영된 대로 추진 중인 육상 HVDC에서 고장이 발생하면 접속 발전설비가 대형인데다 수송량이 많아 그 파급력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북당진~고덕 구간의 송전용량은 회선 당 2GW, 신한울~수도권 구간의 송전용량은 무려 8GW에 달한다. 자칫 국가 전력망이 무너지는 셈인데, 생각만해도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HVDC 부실은 이미 예고된 결과라 해도 틀리지 않다. 그동안 십 수차례나 작동불능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정확한 원인규명이나 설비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어물쩍 넘어가는 게 다반사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HVDC 설계부터 조달, 건설,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한전과 GE의 합작법인 KAPES의 최고경영책임자를 한전 고위직 출신이 맡아온 것도 의혹을 자아낸다. 이 회사는 북당진~고덕 육상 HVDC를 건설 중이며, 앞으로 제3 제주 연계선로와 신한울~신가평 구간의 HVDC사업도 맡을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나 한전이 몰라서 못한 것인지, 알았어도 모른 척 한 것인지 단언키 어렵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원인규명에 나서야 한다. 면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대안을 기대할 수 없는 노릇이다.

우리나라 전력 대동맥을 잇는 국가 프로젝트를 부실 투성이로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한 원인규명과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충분히 검토해 다른 대안이 없는지도 면밀히 알아봐야 한다. 수조원의 혈세를 쏟아 붓고도 결국 철거의 운명을 맞은 4대강 사업 전철을 또 다시 밟지 않으려면 말이다. 국가 전력망은 물길 공사와는 차원이 다른 기간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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