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관계자 “이미 연료전지 사업 중단 결정”
최정우 회장 내정자 주도 인력·생산 감축

[이투뉴스] “경영진들은 이미 내부적으로 연료전지 발전사업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공급중단 문제와 관련, 이같이 말했다. 용융탄산염 연료전지(MCFC)제품을 생산하는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2~3년 사이 국내 연료전지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 그룹은 대외적으로 투자유치 및 경쟁력 향상을 위한 사업 재정비를 이유로 대고 있으나 실상 경영진들은 이미 사업 중단을 결정지은 상태로, 내달부터 제품 생산이 중단될 예정이다.

하지만 사업 중단 시 1조에 가까운 손실금액과 손해 배상액, 삼척화력 추진을 위한 투자유치 등 곤란한 점 때문에 그룹 경영진들이 임기 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책임을 회피해 왔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이달 말 취임 예정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회장 후보로 선임된 후 정리작업이 본격화됐다고 전했다. 최 내정자는 2015년 그룹 가치경영실장 당시 연료전지사업에 대해 구조조정과 매각 및 투자유치를 주도했다.

실제 포스코는 2015년부터 명예퇴직 등 방법으로 연료전지 부문 인력을 600명에서 현재 약 290명으로 지속 감축했다. 연산 100㎿까지 제작 가능한 공장은 최근 10㎿까지 생산량이 준 상태다.

최근 시도한 매각 역시 순조롭지 않았다. 퓨얼셀에너지(FCE)와 매각협상은 이미 실패로 끝났고, 경영진들이 매각실패 책임을 관련 부서로 전가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사업 여건 자체는 과거보다 다소 개선된 상황이다.

2015년 사업진단 후 불거진 ▶품질문제(개선 후 삼천리 그린파워, 고덕그린, 노을그린 등에 공급) ▶원가 이하 판매(장기서비스계약가격(LTSA) 7억8000만원에서 현재 12억원까지 인상) ▶제도 불안정성(RPS가중치 2.0유지)등 문제들은 이미 해결됐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하지만 인력감축 및 생산규모 감소뿐 아니라 시장에서 수용하기 힘든 서비스(O&M)가격 50% 인상과 13건(270㎿)에 달하는 연료전지 건설 프로젝트 중단 등 사업운영을 포기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특히 13건의 프로젝트 중 대구청정에너지(60㎿), 청주LG서브원(10㎿), 포승퓨얼셀(37.5㎿), 엔케이퓨얼셀(17.5㎿), 수완연료전지(12.5㎿), 율촌청정에너지(110.4㎿), 천연삼영그린에너지(25㎿) 등은 발전사업허가를 획득하고도 중단됐다.

이 관계자는 “대구청정에너지는 추진 과정에 입장을 수없이 번복, 한전에 수십억원대 손실을 끼쳤다”고 말했다.

또 경기그린에너지(58.5㎿)의 경우 제품 교체시기(5년)로 서비스 계약갱신을 앞두고 주주인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관련 협상 대치가 장기화 국면 접어들면서 현재 소송 직전까지간 상황이라 전했다.

2013년 6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경기그린에너지는 한수원(지분 62%), 포스코에너지(19%), 삼천리(19%)등이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하고 있다.

막대한 투자비도 공중으로 날릴 위기다. 일단 포스코 그룹이 연료전지 발전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공장건설, 기술이전, R&D까지 약 6000억원으로, 현재 누적손실은 현재 약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도 포스코 발전용 연료전지에 발전차액지원제도(FIT) 및 신재생 공급의무화제도(RPS)를 통해 약 7000억원을, R&D에 약8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관계자는 “국산 기자재 업체가 무너질 경우 국내 시장은 외산이 판칠 수밖에 없다”며 “사업 중단으로 대규모 실직, 발전공기업 등을 포함해 개발사들의 대규모 손실과 우수인력 해외유출 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들은 연료전지 부문이 자연적으로 고사(枯死)하길 바라는 것 같다. 함께 고락을 함께한 동료들을 봐서도 이제 결단이 필요하다. 말기 환자가 차라리 의사한테 살릴 수 없다면 죽음을 달라는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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