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택 '윈드앤윈' 사장…대기업ㆍ중국 제치고 미국 시장 강자로

'윈드 앤 윈'은 지난 2월 출범한 신생회사다. 스포츠용품 기업으로 알려진 카라반 인터네셔널이 풍력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 풍력발전기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윈드앤윈은 지난 2월 출범과 동시에 네덜란드의 하라코산으로부터 기술이전 계약을 맺는 등 쾌속질주하고 있다.

 

대기업도 실패한 기술이전을 신생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서동택 사장의 인맥이 총동원됐다.

 

美 근무 시절, 풍력발전 가능성 발견

 

서 사장은 일본통, 미국통, 유럽통으로 통한다. 카라반 인터네셔널 미국지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만났던 신재생에너지 전문 변호사가 그에게 '풍력'이란 것을 처음으로 알려줬다.

 

변호사 친구의 사무실에서 우연히 산더미처럼 쌓인 GE의 사업의뢰서를 보고 풍력발전기 공급부족 현상을 눈으로 확인했다.

 

서동택 사장은 "물건 거래에서 소비자가 우선인데, 풍력발전기는 판매자가 우선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풍력발전기 제조를 틈새시장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풍력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유지관리 서비스' 분야를 점찍었다. 풍력발전단지, 주변 길, 조경 등을 관리하면서 수입을 안정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전문 인력 확보와 기구 조달의 어려움으로 일단 보류해야 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국내 시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는 "2004년이었다. 우리나라가 풍력발전부문에서 걸음마 단계라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심지어 타이완보다도 진행 속도가 늦었다"고 회상했다.

 

국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대부분 베스타스 제품이었지만, 그마저도 서 있는 게 다반사였다. 서 사장은 "베스타스는 부품마다 따로 만드는 시스템이어서 고장이 나면 수리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정도로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 당시 정부는 풍력발전기를 값싸게 보급하고 빠르게 유지 관리하기 위해 국산화를 서두르고 있었다.

 

이때부터 그는 풍력발전기의 국산화를 꿈꾸기 시작했다.

 

日하라코산이 네덜란드 라가웨이 인수…국내 기술이전까지

 

한편 서동택 사장은 네덜란드 풍력발전기 제조기업인 라가웨이가 자금 부족으로 M&A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쉘, 지멘스, GE가 우선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자사 기술을 세계 일류로 구현하면서 인수금을 현금으로 한번에 지불할 수 있는 기업이 필요했다.

 

서 사장은 일본 부동산회사인 하라코산을 떠올렸다. 마침 이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노리던 시점이었다.  

 

서 사장은 "일본은 세계적으로 기계에 대한 완벽함, 좋은 서비스로 유명하다"며 "결국 평소 친하게 지내던 하라코산 사장과 라가웨이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했다.

 

하라코산은 라가웨이 인수 후 바로 중국 파트너를 만났다. 하라코산-인도도 설립했다. 회사는 지난 2007년 인수 기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었다.


서동택 사장은 이때 역할을 이용해 '기술이전'이라는 성과를 냈다.

 

서 사장은 당시 "중국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얻고 있으나 품질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얘기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기술로 유럽 수준의 풍력발전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하라코산 측에 확신을 줬다고 밝혔다.

 

우선 처음에는 OEM방식으로 하라코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서 사장은 국내 선박산업의 역사에 대해 말을 꺼냈다. "처음엔 우리나라도 유럽 선박을 OEM방식으로 만들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노하우가 쌓이고 점차 기술도 넘어오게 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선박 1위국으로 부상하지 않았느냐"고 그는 강조했다.

 

풍력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서 사장은 "100년 된 역사를 가진 기술을 복사한다고 바로 되는 게 아니다"며 "직접 만들면서 쌓는 노하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윈드앤윈은 OEM방식으로 올 연말 풍력발전기 10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수출은 2009년부터다. 2010년은 연구개발을 통해 3MW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 사장은 "OEM방식으로 조립하면 하라코산 브랜드로 수출해야 하지만 3MW, 4MW, 5MW를 개발하면 우리 브랜드 'W'가 찍힌 발전기를 수출할 수 있다"고 성공을 다짐했다.

 

국산화, 미국 진출 계획

 

미국통인 그의 우선 목표 시장은 '미국'이다.

 

서 사장은 "윈드앤윈은 잭업시스템, 24시간 가동하는 유지관리 시스템을 슬로건으로 내세울 계획이다"며 미국 시장 선점을 자신했다.

 

세계 풍력발전기 시장은 GE와 베스타스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수입 물량을 국산화하는 데 이어 역으로 미국까지 잠식하겠다는 게 서 사장의 포부다.

 

그는 "기술을 한참 뒤처져 있지만 우리나라만의 손맛을 살리면 유럽도 미국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서 사장은 풍력발전 전문기업가로서 미국 시장을 향한 도약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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