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구원-파워테크닉스, 포항 상용화 라인 완공

▲SiC 고온 이온주입 공정 ⓒ전기연구원
▲SiC 고온 이온주입 공정 ⓒ전기연구원

[이투뉴스] 전기자동차의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10%가량 늘려줄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가 국내 개발기술로 국내서 양산된다. 지금까지 SiC 전력반도체는 미국, 일본, 독일 등 일부 해외기업이 생산·공급을 독점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최규하)은 19일 경북 포항 파워테크닉스(대표 김도하)에서 기술개발자인 김남균 본부장과 방욱 센터장, 파워테크닉스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Sic 전력반도체 상용화 라인 구축 기념식을 가졌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 처리, 제어하는 반도체다. 전기차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연결하는 고성능 인버터 등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기존에는 실리콘(Si) 전력반도체가 주로 사용됐으나 온도나 속도, 효율 등에서 한계를 드러내면서 최근 재료 특성이 우수한 SiC 전력반도체가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부상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도입 확대와 환경규제 강화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전기차,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물류 등의 분야에서 사용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전기연구원이 개발한 SiC 전력반도체 기술은 전기차 적용 시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실리콘 전력반도체 보다 물성이 뛰어나 전력을 덜 사용하고 열도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차 인버터내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제어하는동안 전기다리미 수준의 고열이 발생한다. 그만큼 에너지효율이 떨어지고, 차량에 추가로 냉각장치를 달아야 하므로 연비가 추가 저하됐다.

반면 SiC 반도체는 같은 두께의 실리콘 대비 약 10배의 전압을 견뎌낼 수 있고, 그만큼 전기저항이 줄어 전력손실(열 발생)이 거의 없다.

배터리 전력 소모량을 낮추고 차체 무게와 부피를 줄이므로 최대 10% 에너지효율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1999년부터 전력반도체 연구를 시작해 2013년 핵심기술인 고온 이온주입 기술, 2015년 칩 면적과 전력소모를 크게 줄인 다이오드 기술, 올해 1200V급 트랜지스터(MOSFET) 기술을 순차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1200V급 트랜지스터 기술은 국내 SiC 전력반도체 양산 기술력을 진일보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기연구원 연구팀은 고활성화 이온주입 공정(이온주입 및 열처리 조건)과 고품질 게이트 산화막 형성 공정(질화 후 열처리 조건 개선) 기술을 이용해 웨이퍼 처리속도와 단위 소자 성능을 종전보다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또 이들 SiC 전력반도체 원천기술을 파워테크닉스에 이전, 장비구매부터 양산화 라인 구축까지 전 프로세스를 지원했다. 앞서 파워테크닉스는 양산라인 구축을 위해 12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 SiC 전력반도체 전용 장비(Implanter, Activator, Oxidator, Trench ICP)를 포함한 양산 인프라를 민간기업 최초로 구축했다.

파워테크닉스는 올해 월 300매 생산을 목표로 라인가동을 시작해 2020년 이후 월 1500매로 양산량을 늘려 이 분야 연매출을 600억원 이상 올린다는 계획이다.  

방욱 전기연구원 전력반도체연구센터장은 "SiC 전력반도체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시장창출이 가능한 차세대 먹거리”라며 “본격 상용화 된다면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전력반도체 선도국 도약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파워테크닉스 대표는 "연구원의 아낌없는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연구원 원천기술과 우리의 양산 기술 및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생산체제를 구축해 선진국과도 경쟁이 가능한 상용품을 출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세계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15년 기준 2억1000만 달러(약 2500억원) 규모에서 2020년 10억9500만 달러(약 1조2590억원)으로 5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응용 분야 중에서도 자동차용 SiC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20년 예상 시장규모는 2억7100만 달러에 이른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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