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조정용·풍력발전 연계용·태양광 연계용 이어 피크컷 설비도 불
산업부, 허겁지겁 사후약방문 실태점검속 검증 않고 연내 주택용 확대

▲28일 오전 8시 30분께 세종시 아세아제지 피크부하용 ESS건물에서 불이 나 30억원 상당의 리튬전지와 샌드위치 패널 건물을 태우고 7시간만에 진화됐다. 화재 현장에 출동한 세종소방본부 무인파괴차량이 지붕을 뚫고 건물내로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세종소방본부 제공
▲28일 오전 8시 30분께 세종시 아세아제지 피크부하용 ESS건물에서 불이 나 30억원 상당의 리튬전지와 샌드위치 패널 건물을 태우고 7시간만에 진화됐다. 화재 현장에 출동한 세종소방본부 무인파괴방수차량이 지붕을 뚫고 건물내로 물을 뿌리고 있다. ⓒ세종소방본부 제공

[이투뉴스] 심야 경부하 시간대에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했다가 주간 피크시간대에 방전해 공장 전기요금을 낮춰주는 피크부하 저감용 ESS(에너지저장장치)에서 불이 나 30억원 상당의 리튬이온배터리가 소실됐다.

한전 주파수조정용 ESS, 풍력발전 연계용 ESS, 태양광 연계용 ESS에 이어 피크저감용 ESS까지 사실상 모든 유형의 ESS배터리가 화재 취약성을 드러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내 건물·가정용으로 ESS를 확대 보급한다.

29일 세종시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께 세종시 부강면 아세아제지 세종공장에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는 현장 작업자 신고가 접수됐다.

아세아제지는 이달말 완공을 목표로 지난달부터 KT와 피크저감용 ESS 설치 및 시운전을 벌였으며, 이날도 A사 리튬전지를 적체한 건물에서 작업을 수행 중이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염에 의한 건물붕괴가 우려됨에 따라 무인파괴방수차를 동원해 지붕을 뚫고 건물내로 물을 뿜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다른 전지로 불이 확산돼 화재발생 7시간뒤인 오후 3시 35분에야 완진했다.

이날 화재로 철골조 샌드위치 패널 소재 건물 325㎡와 리튬전지 2300여개가 불에 타 30억원 상당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공장내 독립 건물이라 인명피해는 없었다.  

앞서 아세아제지는 공장 전기요금을 낮추기 위해 특례요금제로 충전비를 할인해주는 피크부하 ESS 설치를 추진했다. 최근 ESS에서 리튬전지 과열로 추정되는 화재가 빈발하고 있지만, 주요설비가 소손돼 원인규명에 애를 먹고 있다.

연이은 ESS화재에 대한 사후약방문격 정부 대응과 안전을 도외시 한 추가 보급시책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산업부는 ESS 잠재 위험을 지적한 본지 보도('펑펑 터지는 ESS 배터리, 잠자는 폭탄 될라')와 시급한 실태점검을 촉구한 후속보도(자고나면 ESS 화재사고…산업부는 ‘강 건너 불’)에도 "민간영역"이라며 팔짱자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해남 태양광 ESS(13일), 거창풍력 ESS(21일) 등에서 추가로 유사 화재가 터지고 나서야 허겁지겁 에너지공단, 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점검반을 꾸려 일정규모 이상 시설부터 긴급점검을 벌이고 있다. 

안전성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 주택용 등으로 추가 ESS보급시책을 내놓은 것도 뒷말이 많다.

산업부는 지난 17일 ESS보급이 국내기업 수출확대로 이어지도록 연내 주택용 ESS를 시범보급하겠다며 임대주택 ESS 설치계획을 공개했다. 이미 일부 공공기관도 정부 ESS설치 독려로 비상전원용 설비를 건물안에 설치한 상태다.

에너지전문가는 "풍력·태양광 ESS는 외진 곳에 따로 설치해 불이 나도 시설피해로 끝날 수 있지만, 건물내 ESS는 주로 밀폐된 지하에 설치해 진화가 어렵고 짧은 시간내 확산되면 대형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세종시 아세아제지 ESS설비 화재 현장 ⓒ세종소방본부
▲세종시 아세아제지 ESS설비 화재 현장 ⓒ세종소방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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