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왜 산업부문의 에너지효율화를 이야기하는가
② 우리나라 산업부문 에너지 효율화의 실상

[이투뉴스/구민회의 EE제이] 국제에너지기구 IEA는 세계 에너지 현황이나 에너지 정책과 관련된 보고서를 많이 펴낸다. 2014년에 발표된 ‘Capturing the Multiple Benefits of Energy Efficiency’ 보고서를 살펴보면 에너지 효율이 증진될 때 다음과 같은 편익이 생긴다고 한다. 

1)에너지가 절약된다, 2)온실가스배출량이 줄어든다, 3)에너지 안보에 유리하다, 4)에너지 공급이 개선된다, 5)에너지 가격이 낮아진다, 6)거시경제 지표가 좋아진다, 7)산업생산성이 향상된다, 8)빈곤경감에 기여한다, 9)건강에 좋고, 삶의 질이 나아진다, 10)고용이 증대된다, 11)공기오염도가 개선된다, 12)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배분에 도움이 된다, 13)공공예산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긴다, 14)가처분소득이 증가한다, 15)자산의 가치가 상승한다.

이번 EE제이 3회에서는 위와 같은 긍정적 효과 중에서 비용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살펴보겠다.
경영컨설팅 회사인 McKinsey가 2015년 발표한 ‘Greening the future: New technologies that could transform now industry uses energy’ 보고서에 의하면, 산업부문에서 에너지비용은 운영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각 산업별로 운영비 중 에너지비용의 비중을 보면 전력산업 50~80%, 시멘트 산업 35%, 철강산업 30%, 화학산업 30%, 그리고 소비재 산업 15% 정도이다. 그런데 운영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시설의 운영을 최적화하는데 투자하면 에너지소비량을 10~20%까지 줄일 수 있고, 이에 머물지 않고 에너지 효율화 기술에 투자하면 50% 이상까지도 줄일 수 있는데 투자회수기간이 3년도 되지 않는 기술도 많다고 한다.

지난 5월에 열린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전동기 산업 정책 세미나’에서는 산업체에 필수적인 전동기 구동시스템이 국내 전체 에너지의 약 20%, 전기에너지의 약 54%를 사용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만약 2030년까지 초고효율 전동기가 상용화 되면 연간 5조 8000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결과도 보고되었다.

여기서, 비용절감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자. 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서 국내 굴지의 K석유화학 그룹이 도입한 폐열회수 시스템이 있다. 이 곳은MVR(Mechanical Vapor Recompression, 기계적 증기 재압축) 기술을 이용하여 외부에서 사오던 스팀량을 대폭 줄였고, 이를 통해 매년 수 백 억 원씩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또한 작년 한국에너지효율대상에서 산업훈장을 받은 Y사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58억원의 설비투자를 통해 회사 에너지효율(에너지원단위)을 8.5% 개선하였고, 산업훈장을 받은 M사는 위와 같은 기간 설비투자를 하여 에너지사용량의 13%를 절감하였다.

에너지효율화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은 어떨까? 국제에너지기구(IEA)의 ‘Energy Efficiency 2017’보고서에서는 에너지 효율의 증진이 없었다면 2016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16.7%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한다. IEA ‘World Energy Outlook 2017’ 보고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기여 요인을 분석한 결과 2040년까지 에너지 효율화가 배출 감축분 중 44% 만큼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래 그림 참조).

앞서 언급한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전동기 산업 정책 세미나’에서는 2030년까지 초고효율 전동기가 상용화되면 564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고 발표되었는데, 이는 지난 7월 확정된 온실가스로드맵 수정안에서 정하고 있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량 530만톤을 넘어서는 양이다. 

▲출처p281,: 2017년도 KEA 에너지 이슈 브리핑, 한국에너지공단
▲출처p281,: 2017년도 KEA 에너지 이슈 브리핑, 한국에너지공단

폐열 회수 시스템 역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보일러로 만드는 스팀 양을 줄여 보일러 연소량을 감소시켜 직접 배출을 저감하거나 외부 구매 스팀양을 줄여 간접배출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K석유화학 그룹의 한 회사가 폐열 회수 시스템을 통해서 현재 저감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매년 수 만 톤이 넘고, 이를 최근 배출권 시장 가격을 기준한 금액으로 따져도 십 수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자 투자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줄고 에너지 비용이 절감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어든다. 에너지 효율화가 에너지 기본계획의 대표적인 수요관리 수단으로 등장할 뿐 아니라 온실가스 로드맵에서도 주요감축수단으로 꼽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온실가스로드맵 수정안에서도 산업부문 주요감축수단으로 ‘스마트공장 확대 등 에너지 효율화, 우수감축기술 확산 등 생산공정 개선, 제품 고부가 가치화 등’이 제시되었고,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산업부문에서 9850만톤의 온실가스를 줄이기로 되어 있다.

이처럼 에너지 효율화는 적어도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는다. 이용자에게는 비용 절감을, 사회에는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을 통한 기후변화 억제라는 편익을 한꺼번에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모두들 에너지효율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걸까? 그 ‘왜?’에 대해서 앞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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