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산업부 기자간담회 발언 놓고 "언제 제대로 한적 있나" 직격

[이투뉴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에너지전환 정책 소회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

20일 산업부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퇴임 후 에너지전환 정책에 성공한 장관이 아니라 산업정책에 성공한 장관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한 것이 불씨다.

그렇찮아도 백 장관의 모호한 행보를 경계해 온 시민사회 진영은 "백 장관이 에너지전환 기회를 망치고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문제의 발언은 간담회 시작 전 백 장관이 인사말을 겸한 모두발언을 건네는 과정에 나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최근 고용동향 발표와 관련해 실물경제 장관으로 유감을 표명한 뒤 지능형 제조혁신과 5대 신산업 강화전략 등 하반기 주력 정책방향에 대해 상당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이어 취임전 직접 겪은 R&D 성공사례를 예로 들어 실효성 있는 산업정책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뒤 "에너지전환 정책에 성공한 장관이 아니라 산업정책에 성공한, 실행으로 옮긴 장관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백 장관은 "산업정책에 몰입해 가려는데, (에너지전환 논쟁으로)발목이 잡히는 듯한 느낌"이라며 "모든 게 탈원전이라고 하는데 안타깝다. 갈길이 바쁜데…"라며 갑갑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맥락상으론 소모적 에너지전환 논쟁보다 고용창출 등과 직결된 산업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읽힌다.

하지만 시민사회 진영의 해석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녹색당은 21일 '에너지전환이 산업정책이고 산업정책이 에너지전환이다'란 제목의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산업부 장관을 잘못 뽑았다"며 백 장관 발언을 맹성토했다.

녹색당은 "발언의 핵심은 주무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인 에너지전환을 아무런 설명없이 일방적으로 포기했다는 점"이라며 "에너지전환과 산업정책은 서로 연결돼 함께 가야한다. 에너지자체가 거대 인프라 산업으로 경제의 근간을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에너지전환에 있어 에너지다소비 산업구조는 장기적 계획을 세워 효율성 높은 구조로 조정돼야 한다. 이런 비전을 그려야 할 수장이 고용문제가 뜨니 얄팍하게 이제 산업정책에 집중하겠다고 한다. 언제 에너지전환정책은 제대로 한적이 있냐"고 직격했다.

녹색당은 "탈원전, 탈석탄, 에너지전환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이 지지부진한 건 장관부터 에너지전환을 언제든 뒤로 미룰 수 있는 장식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백 장관의 씻을 수 없는 과오는 귀중한 에너지전환의 기회를 망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백장관은 에너지전환도 산업정책도 망가뜨린 장관으로 기억될 것이다. 백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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