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6천500만개 만들고 조기사망 70만건 피할 수도
'경제·기후 글로벌 위원회' 세계 지도자들 기후변화 불신론에 반격

[이투뉴스] 기후변화에 과감하게 대응하고 경제성장이 현재와 같이 성장할 경우 2030년까지 최소 26조 달러(약 2경7천950조원)의 효용을 창출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정치, 경제 지도자, 경제학자들로 구성된 '경제·기후에 관한 글로벌 위원회'는 고용과 국가 경제를 촉진하는 더 친환경적인 성장에 전례 없이 탄력이 붙고 있다며 5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의 대표 저자인 헬런 마운트포드는 "아직도 저탄소(탄소배출을 줄이는 정책)의 길로 가는 게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인식이 있다"며 "그런 생각을 한방에 영원히 보내려고 보고서를 냈다"고 역설했다.

위원회는 화석연료를 쓰지 않음으로써 창출되는 경제적 기회를 강조하기 위해 2014년부터 보고서를 발간해오다가 이번에는 구체적인 전망을 보탰다.

보고서에 따르면 청정에너지, 도시, 식량, 토지이용, 물, 산업에 투자하면 2030년에는 이집트와 영국 고용규모와 맞먹는 일자리 6천500만개를 창출할 수 있다.

화석연료를 풍력, 태양광 등과 같은 청정에너지로 대체하면 같은 시점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 70만건을 피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주요 선진국들이 2020년까지 탄소배출권의 가격을 1t에 40∼80달러(약 4만4천800∼8만9천600원)로 상향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탄소배출권 가격은 원래 커피 한 잔 가격에도 못 미쳤으나 최근 들어 급등해 20유로(약 2만6천원)를 넘어섰다.

보고서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보조금 개혁이 탄소배출권 가격 인상과 어우러지면 2030년에는 한해 세수가 2조8천억 달러(약 3천135조1천600원) 증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위원회 명예회장인 펠리페 칼데론 전 멕시코 대통령은 "보고서는 우리가 더 좋은 성장과 더 좋은 기후를 실현할 방법에 대한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뜻을 함께하는 공동회장단에는 니컬러스 스턴 런던정경대 교수, 폴 폴먼 유니레버 회장 등이 포함돼 있다.

위원회의 구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기후변화를 불신하는 정치인들의 견해와 상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의 원인이라는 학계의 가설을 중국이 지어낸 거짓말이라며 화석연료 산업을 장려하고 있다.

그는 2015년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서명한 파리 기후변화협약 때문에 2015년까지 미국의 일자리 270만개가 사라진다고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결국 자국 산업에 대한 부담과 경제적 타격을 이유로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경제·기후에 관한 글로벌 위원회는 미국이 재생에너지와 건축에서 창출하는 친환경 일자리가 화석연료 사용 중단으로 잃어버릴 일자리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반박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동향으로 현재 미국에서 풍력, 태양력 발전에 47만6천명이 종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행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홍수나 산불, 해수면 상승 등과 연관된 지구온난화를 억제할 만큼 빠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학자들은 탄소배출 증가로 온실효과가 발생해 전 지구적으로 평균기온이 오른다고 보고 있다. 온난화에 따라 극지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할 뿐만 아니라 대기와 해류의 순환이 교란돼 폭염, 홍수, 가뭄, 산불 등 극단적 기상과 자연재해가 빈발하는 기후변화가 엄습한다고 공감하고 있다.

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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