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물량이 지난 한해 물량 상회
ESS 가격 하락과 제품 다양화가 주요인

[이투뉴스] 미국에서 주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보다 올 2분기 동안 설치된 양이 훨씬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우드 맥킨지 파워&리뉴어블스(공식명 GTM 리서치)와 미국 에너지저장협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미국 에너지 저장 모니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 2분기 동안 156.5MWh의 에너지저장시설이 설치됐다. 전년동기 대비 3배 증가한 양이다. 특히 거주형이 1년 만에 10배 상승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거주형인 홈 배터리의 경우 2분기 동안 57.5MWh 저장 용량이 설치됐다. 지난 한 해 설치된 양에 39.8MW을 추가한 것보다 더 많다. 거주형 에너지저장장치가 대형 전력 소규모 사업(51MWh)을 초과한 것도 처음이다. 

에너지저장장치의 가격 하락이 시장 활황을 주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아울러 태양광 발전기가 배터리와 묶음으로 판매되는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일반 소비자의 선택도 늘고 있다. 

태양광 등 전력 자가발전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높은 관심과 사용 시간대에 따른 전기료 차등 부과 방식을 도입하는 전력소들이 늘면서 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주형 에너지저장장치 수요는 캘리포니아 주와 하와이 주에 특히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개 주에서 2분기 동안 설치된 MWh급 장치는 전체 거주형의 72%를 차지했다. 두 곳 모두 주정부의 청정 발전 목표가 분명한 지역이다. 

캘리포니아 주는 조만간 모든 신규 주택에 대해 지붕형 태양광 설치를 의무화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배터리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메사추세츠 주는 SMART 프로그램을 통해, 아리조나 주는 최근 새로운 전기 요금 구조를 도입하면서 ESS 시장 확대가 예상됐다. 

우드 맥킨지는 내년도 거주형 저장시설 시장이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PG&E는 최근 올해 예상된 설치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저장 사업에 서명해 당초 전망보다 훨씬 더 높은 시장 성장세를 내다봤다. 테슬라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에너지저장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2018년과 2019년 사이 300~400% 성장률을 전망했다. 

그러나 우드 맥킨지는 단기적으로 2분기만큼 큰 성장세를 지속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테슬라가 모델 3에 들어갈 배터리를 더 만들기 위해서 파워월(Powerwall) 라인을 하나 닫으면서 에너지저장장치의 공급이 원활치 않게 될 경우 시장의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그린 파운틴 파워는 자사 분산 발전소에 설치할 파워월 용량이 부족한 상태다. 샤프 스마트스토리지(Sharp SmartStorage)도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받는데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드 맥킨지는 이러한 공급 지연 때문에 올 하반기에 시장 성장이 정체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아울러 공급 지연은 에너지저장장치 가격 하락을 늦출 것으로 전망됐다. 우드 맥킨지는 앞서 배터리 가격이 올해 14%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5% 하락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 

상업용과 전력소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설치량은 분기마다 일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이먼 우드 맥킨지의 상임 연구원은 “지난 몇 개월간 거주형 설치자들로부터 시스템 주문량을 받는게 어려워졌다고 지속적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튬 아이언 배터리 공급 지연은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보통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시장이 더 성장하지만 올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리튬 아이언 배터리 공급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여러 대형 배터리 제조 공장시설이 2020년대 초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드 맥킨지는 올해 383MW/774MWh의 에너지저 장치가 설치되고, 2023년에는 3890MW/11700MWh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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