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후이저우에 에틸렌 공장… 2023년 가동 목표

[이투뉴스] 미국 최대의 석유업체인 엑손모빌이 중국에 석유화학 콤비나트와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를 건설한다. 

엑손과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는 최근 엑손이 광둥성에 석유화학 콤비나트와 LNG 인수기지를 건설키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을 방문 중인 다렌 우즈 엑손 최고영영자(CEO)가 5일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와 만나 합의문서와 각서 등에 서명했다. 후이저우(恵州)시에 원유를 정제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콤비나트를 건설, 2023년 가동한다는 목표다.

합성수지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연간 120만t 생산할 수 있는 설비와 폴리에틸렌 제조설비, 자동차 부품과 소재 등에 이용되는 폴리프로필렌 제조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엑손은 "중국 화학제품 수요성장을 기대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엑손은 이 사업을 통해 미국산 LNG 대중 수출 확대 등 중국과의 장기적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고 중국은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산 LNG 수입을 늘려 미국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엑손은 2025년까지 화학분야에 2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의존에서 벗어나 부가가치가 높은 석유화학제품을 수직 통합해 수익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화학시장의 장래는 중국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중국의 에틸렌계 화학품 수요는 2020년대 전반에 5천t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전체 수요의 3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할 기세다. 영국 조사회사 IHS마킷의 마크 엘라모 부사장은 "중국의 화학산업은 북동 아시아에서 유일한 성장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중국과의 균열이 깊어지고 있는 트럼프 정부에 나쁜 인상을 안겨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엑손은 자사의 투자는 트럼프 정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첨단기술 분야가 아니라 범용품이라는 입장이다. 엑손과 광둥성 정부는 LNG 인수기지건설에서도 협력한다는 각서를 교환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정부는 지난 6월 LNG에 25%의 추가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나 중국의 입장에서 미국은 중요한 LNG 조달처다. 인수능력을 확대해 중·장기적으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증가하면 미국이 문제 삼고 있는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중국은 멕시코, 한국에 이어 3번째 LNG 수출국이다.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트럼프 정부에 맞서면서도 미국 유력기업과의 협력관계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국내의 석유, LNG 등 에너지 시장 확대에 대비하는 외에 최첨단 기술과 세계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 기업과의 연대는 중국의 발전에도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다.

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