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자원외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한승수 총리를 지명하면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자원외교 등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새 정부의 총리 역할에 대해 언명한데 따른 것으로 여겨진다. 새 정부가 자원외교를 중시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여기저기서 자원외교를 강화하고, 이를 위한 조직을 만드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우선 국무총리실에는 국무차장 휘하에 총리의 자원외교를 실무적으로 보좌할 국정운영실이 생긴다고 한다. 이미 조원동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가 실장으로 임명돼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또한 자원외교를 강화하기 위해 문호영 전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에너지자문대사로 임명하고 이런 저런 구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원래 정부의 자원개발 및 해외 에너지 업무 등은 지난 정부 까지는 산업자원부가 맡아 왔다. 그러나 산업자원부가 지식경제부로 바뀌면서 ‘자원’이란 이름이 없어지자 여기 저기서 자원외교를 자임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자원외교라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누구나 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엑손 모빌을 비롯해 쉘과 BP 등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세븐 브라더스로 불리는 이들 정유 및 자원 메이저들은 세계에서 기업규모로 보면 1등에서 10등안에 들어있는 초대형 다국적 기업으로 위용이 만만치 않은 업체들이다. 그 역사 또한 100년을 훌쩍 넘어선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바꾸어 말하면 수십년이 넘는 역사를 지니면서 국제무대에서 살얼음판 같은 국제정치의 흐름을 타고 유전과 가스전을 비롯해 각종 금속과 광물의 광산을 개발해온 쟁쟁한 업체들이다.

 

그런 업체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 것이 바로 자원외교의 현주소이다. 최근들어 단순히 외국에서 자원을 개발하는 형태의 해외진출을 지양하고 우리의 개발 노하우를 상대방 국가에게 전수시켜주는 소위 패키지 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방식으로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 또한 우리가 해외 건설업에 진출하면서 부수적으로 그 나라의 개발에 참여하는 방식 정도로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오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그만큼 자원개발에는 오랜 동안 쌓아온 역량과 노하우 등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얼마전 외교통상부가 자원외교 문제를 논의한다며 관계부처와 회의를 하려다 이런 저런 잡음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기가 있는 어떤 의제가 튀어나오면 너도나도 달려드는 우리의 좋지않은 풍습이 나왔다고 보는 측도 없지 않다. 자원외교는 누가 뭐라고 해도 그동안 경험과 능력을 축적해온 지식경제부가 중심을 잡고 펼쳐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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