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에너지, 가능성 아닌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
집단에너지, 가능성 아닌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
  • 채덕종 기자
  • 승인 2018.09.1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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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보스 유로히트&파워 상무 “2050년 유럽전체에 지역난방 공급”
국내 전문가 “많은 편익 불구 정책지원 미흡으로 누적 적자” 지적
▲집단에너지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집단에너지 시장 현황과 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집단에너지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집단에너지 시장 현황과 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이투뉴스] 난방은 아무리 미래가 된다 하더라도 사라질 수 없는 만큼 집단에너지는 가능성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시스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유럽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난방이 살아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다양한 편익에도 불구 정책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부익부빈익빈 만 심해지고 있다는 시각이 더 많은 등 시장전망은 엇갈렸다.

서울에너지공사가 주최한 2018 집단에너지 국제컨퍼런스 세션으로 진행된 ‘집단에너지 시장환경과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폴 보스 유로히트 앤 파워(EU지역난방협회) 상무는 유럽의 지역난방 잠재력이 깨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폴 보스 상무는 “유럽 국가 중에서도 노르딕(북유럽 5개국) 국가에서 지역난방을 주로 사용한다. 동유럽도 지역난방 많이 사용하지만 품질이 낮다.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이제야 관심을 가지는 등 사실 유럽도 이전에는 난방문제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역난방에 대해 ‘석탄을 통한 낙후된 난방방식’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는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지역난방의 장점에 대해 그는 여러 종류의 자원(천연가스·바이오매스·태양에너지·지열)을 열그리드에 올릴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각종 폐열을 활용한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에너지효율성 더욱 높이고, 낮은 온도의 열원 공급(4세대 지역난방), 에너지원천을 화석에너지에서 벗어나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지역난방에 관심이 없던 유럽이 바뀐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냉난방 수요는 2050년이 되더라도 사라지지 않고 유지될 것이며, 구식이 된 보일러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들어 난방에너지정책을 압박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특히 집단에너지(지역냉난방)는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에너지원과의 접목 및 연계가 가능하고, 각종 폐열까지 활용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아니라 반드시 추구해야할 시스템이라는 점을 집중 어필했다.

그는 “정치인을 설득시켜 많은 투자(지원)를 받기 위해선 온실가스 배출은 낮추고(탈탄소), 에너지효율은 높이고, 고객친화적이어야 가능하다”며 “특히 적잖은 고객들이 지역난방을 독점체제로 받아들이고 있어 이들이 반대할 경우 보급이 어렵다는 점에서 고객친화적인 요소는 무척 중요하다”고 말했다.

EU는 2016년 ‘윈터-패키지’를 통해 지역난방을 국가가 나서 정책적으로 우선 추진하도록 목표를 세웠다. 지역냉난방이 드디어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여져 본격적인 정책지원도 시작됐다. 물론 지원은 사회적 목표달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을 때에 한해 조건부로 이뤄진다. 하지만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2030년 목표와 별개로 최종적으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폴 보스 상무는 “2050년 탈탄소화와 함께  유럽 전역에 지역냉난방을 공급한다는 새로운 목표(2050 지역냉난방 비전)를 정하고 현재 초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5월 프랑스 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며, 여기에는 우리가 어떤 것을 변화시킬 것인지, 무엇을 해야만 변화될 것인지가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성 서울에너지공사 집단에너지본부장(사진 오른쪽부터)과 폴 보츠 유로히트&파워 상무, 박정순 에경연 본부장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문경성 서울에너지공사 집단에너지본부장(사진 오른쪽부터)과 폴 보츠 유로히트&파워 상무, 박정순 에경연 본부장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문경성 서울에너지공사 집단에너지본부장은 국내 집단에너지 시장 환경을 설명하고 많은 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와 해법을 진단했다. 즉 대형 CHP(열병합발전)를 보유했으며 저렴한 연계수열이 많은 한난과 GS파워 등은 안정적인 흑자를 내는 반면, 소규모 CHP를 가진 대부분의 신생사업자와 구역전기사업자는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집단에너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외국과 같이 친환경 집단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대체수단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 분산형 전원으로서 편익을 감안해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부적으로 정부가 공정한 분산전원 편익을 분석하고, CHP 규모에 대해서도 명확한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구다. 또 집단에너지와 전기, 가스 사이에서 공정한 심판자로서 역할을 통해 전력거래제도를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가스요금체계 역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본부장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 등을 봤을 때 집단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정책인식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행기구와 도구가 따로 놀고 있다”며 “계획이 실질적으로 집행 가능하도록 개선하지 않으면 집단에너지가 주는 국가적 편익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기 힘들다. 실행력 담보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박정순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연구본부장은 ‘집단에너지 현안과 공급기본계획 지향점’을 통해 국내 집단에너지부문 주요 현안사항과 5차 집단에너지 공급기본계획에 담아야 할 주요 내용을 분석했다. 특히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지역지정제와 열요금 상한제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집단에너지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집단에너지 영속성을 위해선 사업운영 효율화와 사회적 편익에 대한 보상, 정책과 시장의 정상화가 필요한 만큼 5차 계획에는 이에 대한 내용을 다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단에너지가 제공하는 편익에 대한 평가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다만 이 것이 제도적으로 구현되지 않은 것은 문제다. 이 것에 대한 평가가 정착이 먼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준희 가천대 교수는 집단에너지 정책지원에 앞서 사업구조 개편이 더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집단에너지는 네트워크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가 원가 및 수익과 직결되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많은 사업자를 양산, 파편화시켰다”면서 “무엇보다 과다하게 많은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의 M&A를 강력하게 유도해 규모를 확장시키고, 수익을 보전하도록 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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