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요예측 논란, 해법은 없는가?
[칼럼] 수요예측 논란, 해법은 없는가?
  • 이창호
  • 승인 2018.09.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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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연구위원
(경제학 박사)

[이투뉴스 칼럼 / 이창호] 근래 들어 수요예측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과거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예측의 정확도뿐만 아니라 수급계획 수립과정에서부터 과다예측이나 과소예측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2015년 7차 계획 수립 시에서는 협의과정에서 수요전망이 의도적으로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제기되더니, 불과 2년 후 8차 계획에서는 7차에 비해 수요전망치가 10% 이상 낮아지면서 반대로 과소예측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것 같다. 

수요예측이 이렇게 갈팡질팡하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먼저 기후변동성의 확대이다. 올여름 폭염사태에서 보았듯이 갈수록 기상이변이 늘고 있다. 최근 몇 년 만 보더라도 이삼년마다 폭염이나 한파가 되풀이 되고 있다. 2015년 여름은 서늘하여 하계피크가 이례적으로 낮았고, 2016년은 비교적 더웠으며, 작년에는 통상적인 수준이었던데 반해, 올여름은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왔다. 최근 하계피크만 보더라도 2014년 7,605만kW에서 2015년에 7,692만kW로 거의 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에는 8,518만kW로 10% 이상 급증하였으나 2017년에 8,458만kW으로 오히려 줄었으며 올해에는 9,248만으로 10% 가까이 증가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겨울철도 변동성 편차에 차이는 있지만 주기적으로 나타나기는 마찬가지이다. 

다음은 수요전망치에 대한 이해와 해석의 문제이다. 수급계획에서 제시하는 수요전망치는 통상 15년 기간 동안의 장기예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되는 것은 계획이 수립되는 시점에서의 실적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려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2015년 시점에서 보면 하계피크 실적이 낮았으므로, 수급계획에서 제시한 예측치가 과다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2018년 시점에서 본다면 하계피크 실적치가 예측치를 이미 크게 웃도는만큼 상당한 과소예측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장기예측에서 매해 전망치는 거의 선형으로 늘어나지만 실제 수요는 기상여건의 변동성으로 인해 피크수요의 정체와 급증을 오가며 비선형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의미다. 

여러 가지 여건 변화와 이유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요예측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수요예측에 대한 개념과 방법 그리고 예측절차나 수단을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다. 첫째, 예측에서 기후에 의해 유발되는 부분 즉, 냉난방수요를 분리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수요예측은 일부 모델구조의 변화는 있었지만 근본적인 접근방법의 변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7차 계획 이후 개선한 예측모델도 들여다보면 여러 나라의 GDP와 전력수요 간의 상관관계를 통해 전력량을 예측하는 계량통계기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력량 예측치를 토대로 기후요인을 일부 반영하여 최대전력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전력소비량 예측에는 어느 정도 활용성이 있을지 몰라도 피크수요의 예측 신뢰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둘째, 예측기법과 예측수단의 다양성 확보이다. 오직 하나의 방법, 수행주제, 예측치 만을 요구하는 현재의 시스템과 의사결정 구조는 다양성이 결여된 획일적 구조이다. 예측이 맞으면 다행이지만 틀려도 2년 후 다시하면 그만이다는 식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예측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 산업 활동, 기후변화, 냉난방 기기보급, 신 기술대두, 프로슈머 자가발전의 확대 등 다양한 요인들이 전력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요금 수준이나 구조가 변화했을 때, 여름과 겨울철의 최고 최저온도가 변동했을 때, 에어컨 등 전기기기의 보급수준과 사용시간대의 변화, 그리고 자가용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 의 보급 확대를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전력소비 환경에서 불확실성이 높은 경제성장 전망치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거시적 계량적 접근뿐만 아니라 미시적 공학적 접근도 병행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힘을 쏟아 구축한 스마트그리드, 빅데이터, AI기술도 곧바로 수요예측에 활용되어야 한다. 

셋째, 수요예측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예측절차의 투명성 확보와 예측역량의 전문성 제고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의 수요예측의 과정과 방법 그리고 절차를 들여다보면 확립된 절차나 기준 즉, 체계적인 프로토콜 없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예측기간, 사용목적, 예측대상, 예측방법,  수행주체의 선정, 검증과정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매번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예측과정도 형식적으로 절차적인 논의구조에서 벗어나 전문가 집단에 의해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수행되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불필요한 의혹과 논란에서 벋어날 수 있을 것이다. 

수요예측의 정확도를 단기적인 적중여부로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정치권의 주장이나 일부 집단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예측이란 전력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과 환경을 예측과정에 반영해서 구현하는 프로세스의 결과이다. 이번과 같은 폭염을 정확히 예견하거나 하나의 예측치로 적중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기후변동성이 고려된 예측시나리오가 있느냐,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 실제로 주어졌을 때 대응수단이 마련되어 있느냐이다. 수요예측이 제대로 작동함으로써 국가 전력수요의 미래를 예단하고 바람직한 수급구조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할 수 있기 바란다. 
 

이창호 박사(chrhee@k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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