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산 원유 공급 중단되면 공백 못 메워=

[이투뉴스] 이란 정부는 원유를 증산하지 않기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결정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테헤란의 한 행사에서 "어제 회의에서 현재 산유량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이 결정은 이란이 원했던 바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은 23일 알제리에서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를 열었다.

JMMC는 6월 이들 산유국이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하면서 각국이 증산 할당분을 지키는지 감시하려고 만든 기구다.

11월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를 앞둔 이란은 이 회의를 앞두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산유국이 대이란 제재를 틈타 이란의 수출 감소분을 빼앗으려 한다면서 증산과 할당분 재배정을 반대했다.

잔가네 장관은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협박은 알제리 회의에서 통하지 않았다"며 "OPEC은 미국에 독립적인 국제기구이며 앞으로도 그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란에 대한 제재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려고 유가를 낮춰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OPEC에 산유량을 늘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압박했다.

알제리 회의를 앞둔 21일에도 트위터에 "미국은 오랫동안 우리가 없어 안전하지 않았던 중동 지역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유가를 더 높이, 더 높이 밀어붙였다. 독점적 OPEC은 (증산해서) 유가를 당장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 트윗에 대해 "중동에 있는 미국 동맹국에 대한 모욕"이라며 "OPEC의 이번 결정이 미국에 큰 타격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그와 미국이 원하는 대로 회의가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한 다국적 상품거래업체 트라피규라의 원유 담당 벤 룩코크는 24일 로이터통신에 "애초 미국이 대이란 제재를 재개한다고 했을 때(5월)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량을 하루 30만~70만 배럴로 전망했지만 지금은 100만∼150만 배럴 수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원유(가스 콘덴세이트 포함) 수출량은 올해 4월 하루 평균 309만 배럴에서 지난달 206만 배럴로 줄었다고 집계했다.

이어 "중국이 계속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기 때문에 미국이 공언한 대로 11월 제재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로'(0)가 되진 않겠지만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라크, 멕시코산 원유가 이란의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와 관련, 호세인 카젬푸르 아르데빌리 OPEC 주재 이란 대표는 24일 "이란의 원유 수출이 완전히 중단된다면 사우디,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사정으로는 이를 절대 메울 수 없다"며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주요 산유국의 기술적 산유 능력을 고려하면 이란의 원유 공급을 끊겠다는 미국의 협박은 터무니없다"며 "사우디가 이란의 공백을 대체한다고 했으나 증산하거나 전략적 비축유에 손대지 않았고 러시아도 여유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국제 원유시장의 사정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제재 부과의)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란산 원유 수출을 하루 평균 120만∼150만 배럴 정도 허용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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