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제48차 IPCC 총회 개막 맞춰 남산서 레이저 빔 퍼포먼스

▲30일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서울 용산구에서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기습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그린피스는 특수 레이저 빔을 이용해 '석탄왕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 등의 슬로건을 남산 기슭에 투사했다.
▲30일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서울 용산구에서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기습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그린피스는 특수 레이저 빔을 이용해 '석탄왕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 등의 슬로건을 남산 기슭에 투사했다.

[이투뉴스] '석탄왕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수출입은행', '기후변화 대응 지금부터', '한국석탄투자 찌레본 죽인다' 형광색 레이저 빔이 남산 기슭에 크고 선명한 글씨를 투사했다. 30일 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서울 용산구에서 국내 공적금융기관의 해외 석탄발전소 금융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것.

이날 그린피스는 특수 레이저 빔을 이용해 이들 메시지를 포함한 해외 석탄투자 중단 슬로건을 순차적으로 띄웠다. 1일 제48차 IPCC 총회 개막에 맞춰 마련한 기습 퍼포먼스다. 

앞서 지난 28일에는 KDB산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3개 금융기관과 상급 중앙행정기관인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청와대 등에 해외 석탄화력 건설 투자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한은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이 현지 주민과 환경에 끼치는 피해 현황과 혈세가 기후변화를 가속화 하는데 쓰여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후솔루션(SFOC) 집계에 따르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공적금융기관이 지난 10년간 해외 석탄발전소 건설에 투자한 금액은 9조원을 상회한다. 이 자금을 이용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칠레, 터키, 호주, 몽골, 이집트, 모로코 등 9개 국가에 20기의 석탄발전소가 건설됐다.

그러나 석탄화력은 전 세계적으로도 기후변화 주범으로 낙인돼 투자자들로부터 좌초자산(stranded asset)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게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이미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을 비롯해 HSBC, ING, 다이이치 생명, 스탠다드차타드 등의 굵직한 글로벌 금융사들이 석탄투자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현지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다. 한국 자본이 투입된 인도네시아 찌레본과 베트남 타이빈 지역은 환경파괴와 거주지 이전, 건강 위협 등의 문제로 주민 원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공적금융기관이 국민 세금으로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한다.  

이와 관련 1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1.5도 특별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세계 최정상 기후학자들에 의해 작성된 보고서는 지구 평균 온도 상승폭 1.5도 이내 유지 목표를 실현할 방안과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벌어질 자연, 사회, 경제적 영향을 다루고 있다.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합의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당장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을 포함하고 있다.

장마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향후 10년간 우리가 내릴 결정과 투자가 앞으로 수백~수천년 뒤 지구의 모습을 규정하게 될 것”이라며 “파리 기후협정은 우리가 현재의 시스템을 바꾸고 각국 정부와 투자자, 기업이 약속을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할 때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그는 “석탄화력은 지구 온도를 높이는 온실가스의 가장 큰 배출원 중 하나"라면서 “심각한 대기오염과 더불어 현지 환경과 주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석탄건설은 중단돼야 하며, 우리 세금이 여기에 쓰여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퍼포먼스 현장을 지켜 본 드위 사웅 인도네시아 지구의 벗 사무소 왈리(WALHI) 캠페이너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여러 국가의 탈석탄을 지연시키는 한국 공적금융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면서 "이미 지역 주민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9월에 자와 9, 10호기 신규 건설 MOU가 체결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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