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줄어들 원유 시장의 공급량을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신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잔가네 장관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실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심리전의 일부다"라고 비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지난 5일 보도된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생길 공백을 대체하겠다는 미국과의 약속을 지켰다"며 "이란이 원유 수출량을 하루 70만 배럴 줄였으나 사우디 등 주요 산유국이 150만 배럴 늘였다"고 말했다.

잔가네 장관은 이를 두고 "빈살만의 허풍은 단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지지한다는 점을 과시해 트럼프(미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려는 것"이라며 "국제 원유 시장의 누구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무함마드 왕세자의 인터뷰가 미국의 증산 압박에 불만을 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에 앞서 유가가 오르자 사우디를 위시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책임을 돌리며 증산하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다.

이에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런 미국의 요구에 사우디가 충분히 부응했으나 다른 산유국의 산유량 감소 등 다른 요인으로 유가가 오른다고 항변한 것이다.

미국은 오는 11월 5일부터 이란산 원유,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이란과 거래하는 미국 외 회사·개인에 대한 제재)을 재개한다.

잔가네 장관은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시장이 공급 부족에 직면했고, 이를 우려한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 증가와 관련해선 "산유 능력의 여유분을 가동한 게 아니라 저장해놨던 원유를 (미국의 압박 때문에) 방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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