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비용 처리, 자산관리 등 13개 항목 내부감사 지적

[이투뉴스] 이명박 정부 때 대한석탄공사 '1호 해외자원개발사업'으로 추진된 몽골 훗고르탄광이 지금까지 400억원대 적자를 내고도 방만경영을 일삼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이훈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석탄공사 감사실로부터 입수한 ‘해외사업 운영실태 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홋고르탄광은 회계비용 처리와 자산관리 등 13개 항목에서 지적을 받았다.

앞서 2010년 석탄공사는 홋고르 탄광 사업을 위해 한몽에너지개발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지분 62.9%를 보유했다. 이후 몽골 홋고르샤나사가 한몽에너지개발 51%를 인수했으나 현재까지 대주주는 석탄공사다. 

그럼에도 홋고르샤나가는 2015년 5월과 11월 3차례에 걸쳐 민간인 김모씨 등 5명의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왕복 비행편 항공료를 지급했다. 집행한 항공료는 655만1600투그릭으로 한화로는 314만4000원이다.

이훈 의원실에서 이들의 신상정보와 항공료 지출경위 및 목적 등을 물었으나, 석탄공사는 자료가 없어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공기업이 혈세로 항공비용을 댔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해당 감사를 통해 석탄공사는 항공료를 환수하도록 지시를 받았으나 현재까지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 석탄공사는 장비 임대관리와 회계처리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냈다.

홋고르샤나가는 2011년 현지 주주인 B씨에게 5만달러를 빌려줬다. 그러나 환수금액은 2014년 2만5천달러를 받는데 그쳤고, 연체이자를 고려한 작년 기준 미납액은 5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2014년 당시 홋고르샤나가 대표였던 손모씨는 B씨로부터 받지 못한 채무가 있는 점을 알고서도 B씨에게 굴삭기 1대, 덤프트럭 1대, 발전기 1대 등 현지 장비 5대를 1개월간 임대했다.

B씨는 빌려간 장비 중 25톤짜리 덤프트럭을 사용하다 사고를 냈다. 그런데 홋고르샤나가에선 장비 임대계약을 맺으면서 차량손해보험에도 들지 않아 수리조차 못하고 방치했다.

이 외에 홋고르샤나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울란곰 난방소에 2만5268톤의 석탄을 판매하고도 2억9883만8000투그릭(한화 약 1억4493만원)의 판매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석탄공사 법인의 방만경영은 지속됐다.

홋고르샤나가의 전 대표 손모 씨와 전 관리이사 임모 씨는 몽골 현지에서 근무한 2015년부터 작년 4월까지 식사비용으로만 3924만투그릭(약 1726만원)을 지출 처리했다.

휴가나 출장을 제외하면 매일 5만1840투그릭의 식사비용을 썼다. 당시 몽골 현지직원의 하루식대가 8천투그릭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 수준을 한참 벗어난 수준이다. 

이훈 의원은 “석탄공사는 홋고르탄광으로 2010년부터 단 한해도 이익을 내지 못한 채 올해 6월까지 약400억원의 당기손실을 초래한 것에 모자라 인프라 부족과 석탄판매처 확보 불투명으로 더 이상 탄광을 운영을 할 수 없어 지금도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도 임직원들이 도덕적 해이와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만큼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은서 기자 eunse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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