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예산 절감…국외 사업 확대로 신수익 창출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가 적자를 우려해야 할 만큼 초비상사태에 직면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전의 위기론은 연료값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하반기부터 정부방침에 따라 전기요금을 인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6일 한전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국제연료값 상승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와 환율급등까지 겹쳐 비용압박이 거세짐에 따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 시장 공략 등 다양한 묘책 마련에 나선다.

이와 관련 한전은 최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이원걸 사장 주재로 긴급 전국 사업소장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8000억원의 예산절감과 국외사업에서 신수익 창출을 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연초 각 사업소에 배분된 예산의 일정 비율을 회수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우선 이달 4600억원의 예산을 줄이고, 고유가와 고환율 지속시 3000억원을 더 줄일 계획이다. 또 지난해 2000억원 수준이던 국외 매출액을 올해 5000억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전은 화력발전 중심의 해외 수출사업을 수력, 원자력, 송배전, 통신 등으로 다각화하고 수출 대상국도 기존의 중국, 필리핀 위주에서 미국, 러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다변화하는 등 해외 시장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

또 발전과 자원개발을 연계한 패키지방식 등의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전이 이같은 비상 대책을 내놓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발전소 연료 가격과 환율 급등에 따른 비용압박이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는 자체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한전의 고육정책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예측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한전의 어려운 경영여건은 대내외적인 악조건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원료 수입에 의존하는 5개 발전사도 상황이 마찬가지여서 전력그룹사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흑자 규모가 1000억원대로 줄어들거나 적자를 낼 수도 있다"고 말해 사태의 심각성을 표출했다.

국내 유연탄 도입 단가는 지난해 t당 평균 65.2달러이던 것이 올해 1~2월에는 106.5달러, 유가(두바이유)도 배럴당 68.3달러에서 88.7달러로 각각 63.3%, 30.0%씩 뛰어올랐다.

유연탄 값과 유가 강세는 한전의 비용구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지난해 연평균 929원이었던 달러 환율도 올 들어 970원 선까지 돌파했다.

환율 급등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연료 구입비용에 큰 압박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물가대책의 하나로 발표한 ‘전기요금 인하 방침’은 한전의 수지 악화의  심각성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급기야 모 증권사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전력의 매출액 대비 연료비 비중은 2000년 24.67%에서 2007년 37.85%까지 급증했으며 한전 본사 기준으로 2008년도에 영업이익 적자반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64.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전의 영업실적은 전력요금과 연료비용의 추세에 따라 크게 반응하고 있으며 연료비용 증가 국면에서 요금 인상 없이는 이익 감소폭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전력요금은 한번 결정되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지속되는 경향이 있고 현실적으로 당장 요금 인상은 어려운 만큼 자구노력으로의 수지개선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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