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국정감사서 김종갑 사장 "UAE서도 똑같은 일" 발언
뒤늦게 드러난 해외 건설원전 중대 하자 사건 파장 클 듯

▲UAE 바라카 1호기
▲UAE 바라카 1호기

[이투뉴스] 한국이 건설 중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수출원전에서도 국내 한빛원전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공극(구멍)이 발생해 공사 중지 및 보강공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규 해외 건설원전에 중대하자가 있었다는 얘기인데다, UAE원전 준공기일이 차일피일 미뤄진 이유의 하나일 수 있어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다. 

현재 한빛원전은 격납건물 공극과 철판부식 등으로 전체 6기중 5기가 가동중단 상태다.

원자력계 내부자만이 알 수 있던 사실은 야당 측이 16일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종갑 한전 사장을 겨냥해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에 관한 압박질문을 가하는 과정에 윤곽이 드러났다.

이날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종갑 사장에게 “우리가 원전을 해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하이닉스 반도체 사장도 하셨고, 이 방면에 조예가 깊으니 답변해 보라”고 다그쳤다.

이에 김 사장은 “그냥 단답으로 답변하긴 어렵지만, 기저발전의 가격이나 한계가격, 사회적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지금까지 (원자력이 전력을)좋고 싸게 공급했다는 건 인정한다”고 논전을 피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현 정권이 원전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최고 기술을 가진 한국이 탈원전을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다른 나라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안달이다. 그렇지 않냐”고 재차 몰아붙였다.

이에 김 사장은 “여러 시각에서 봐야겠지만, 제가 있던 지멘스도 2011년 원자력 계통설계를 중단했다. 앞으로 (가격이) 싸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원전 감축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취지다. 김 사장은 한전 사장 부임 전 지멘스 회장을 지냈다.

그럼에도 정 의원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정 의원은 “원전 가동률이 떨어지니까 당연히 적자가 된 것 아니냐. 한전이 (정부에)문제를 제기해야죠. 환경마피아들이 원안위를 장악했다”며 재차 김 사장을 압박했다.

이에 김 사장은 "국내 원전은 정비 때문에 가동률이 떨어진 것이며, 과거 (높은) 평균 가동률이 안전에 맞는건지는(모르겠다)...UAE사업하면서도 한국과 똑같은 일이 있어 전부 세우고 고쳤다. 어느 정도 안전비용이라 해석하는 게 좋다”고 응수했다.

한전 적자 원인이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 때문이라는 야당 공세가 원자력계 내부서 쉬쉬하던 사실을 외부로 끄집어 낸 격이다. 한전 CEO의 실언으로 넘어갈 뻔한 'UAE원전 공극사건'은 여당 측 반박질문 과정에 또 한번 사실로 확인됐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사장을 향해 "탈원전 때문에 한전 적자가 커진게 맞냐? 아니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야당은)기승전 탈원전이다. 에너지전환정책 때문에 멈춰선 원전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사장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UAE(원전)에도 콘크리트 공극이 있었다. 안전비용에 대해 국회에서 공감대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분명히 아닌건 아니라고 국민께 얘기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우원식 의원실이 추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UAE 원전 공극은 1~4기 모두에서 발견됐으며 아직 보강공사 중이다.

작년 8월 UAE 3호기 격납건물서 최초 공극이 발견돼 나머지 1,2,4호기로 전수조사를 확대했고, 그 결과 모든 원전에서 공극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1호기는 2016년말 연료를 장전해 이듬해 5월 준공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계약변경을 통해 준공을 올해말로 연기했고, 이번 공극사건으로 적기 준공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전은 공사계약에 따라 당초 약속한 준공기일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지체상금을 물 수도 있다. 

양측이 계약한 지체상금은 하루당 60만달러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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