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절감효과도 과장…농어촌 고령 피해자 속출

[이투뉴스] 심야전기보일러를 고효율기기인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할 때 지원하는 정책 프로젝트가 기대만큼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과장해 소비자를 현혹시켜 고령의 농어촌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심야 히트펌프 보일러사업 확대로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다.

심야 히트펌프 보일러 사업이란 기존 심야전기보일러(심야전력()) 사용고객이 고효율기기인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용량에 따라 대당 보일러 가격 800~1000만원 중 200~250만원을 한전이 고객에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48월 시작된 이 사업은 8월말 현재까지 31035대가 보급됐고 한전은 총 771억원을 지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히트펌프 보일러의 전기요금 절감효과는 30%대인데 시판업체들은 50~65%의 절감효과가 있다고 허위 과장광고를 하는 한편 설치 후 연락두절 들의 제멋대로 영업을 벌여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박정 의원실의 사실관계 확인 요청에 한전 측은 사업 초기 전기요금 절감효과와 시공 등의 과정에 일부 문제가 발견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별다른 피해 사례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현장과 인터넷에서는 여전히 50~65%의 절감효과를 광고하고 있다.이 사업이 일부 대기업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전은 1998년부터 지방 농어촌을 중심으로 남아도는 심야전기를 활용한 전기보일러 보급 사업을 펼쳐 2009년까지 56만대를 보급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전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심야전기 잔여량이 줄었고, 전기보일러의 낮은 효율 문제로 적자까지 발생하자 사회복지시설 등을 제외하고 일반 보급을 중단했다.

2014년 히트펌프 보일러 보급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전은 약 15만대 가량의 보일러 교체를 예상했다. 올해 8월 현재 31035대가 보급되면서 전체로는 약 3000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 향후 추가보급에 따라 총 사업비는 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야전기 공급 중단으로 보일러 시장이 위축되던 시기에 히트펌프 보일러 보급 사업은 보일러 업체로서는 단비인 셈이다.

하지만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오텍캐리어 등 중견기업이 아니라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 LG전자만 이득을 보고 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정 의원은 설치계획서 접수, 지원금 신청, 준공 확인, 지원금 지급이 한전과 고객 사이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전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사업을 주관하는 한전은 허위 과장 광고를 벌이는 업체에 대해서 불이익을 주고, 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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