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비량 36.3GW 역대 최대, 발전량은 지난해 전체 절반
발전용 유연탄 사용량도 1억톤 육박…온실가스 감축은 '노답'

▲기후협약 이행 압박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석탄화력 설비용량과 발전량, 유연탄 사용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치를 재경신 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 유연탄발전소(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기후협약 이행 압박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석탄화력 설비용량과 발전량, 유연탄 사용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대 최대치를 재경신 할 전망이다. 사진은 한 유연탄발전소(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이투뉴스] 국내 석탄화력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발전설비량과 발전량, 유연탄 사용량 등에서 역대 최대치를 재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런 추세는 에너지전환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정부 임기 이후인 오는 2024년까지 지속돼 국제 기후협약 이행의 최대 복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1일 <이투뉴스>가 한전과 전력거래소, 각 발전사로부터 입수한 석탄발전설비(무연탄 제외) 현황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8년 22.5GW였던 유연탄 화력은 2014년 25.1GW, 2016년 29.4GW 순으로 늘어나 올해 8월말 기준 33.6GW로 역대 최대 설비량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상업운전을 시작한 최초 민자 석탄발전(GS동해전력. 1.2GW)과 산업단지 석탄 열병합 1.5GW까지 포함하면 전체 석탄설비용량은 36.3GW로 불어난다. 이는 원자력, 가스, 수력, 신재생을 포함한 국내 전체 발전설비용량(117.9GW)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이들 발전설비를 돌려 생산한 발전량도 매년 신기록 행진 중이다. 유연탄 발전량은 2008년 16만8498GWh에서 2014년 19만9328GWh, 2016년 20만7820GWh 순으로 늘어나다가 지난해 23만6421GWh로 국내 전체 연간 발전량(55만3530GWh)의 절반 수준까지 치솟았다.

석탄화력은 연료비 단가만을 따지는 국내 전력시장(CBP)에서 원자력 다음의 우선순위로 가동된다. 올해 1~8월 석탄화력 누적 발전량은 전년동기 대비 3127GWh 증가한 15만9328GWh로, 이 추세라면 올해 연간 발전량 역시 역대 최대값 재경신이 예상된다.

전력당국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전력수요나 평균기온, 발전기별 이용률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나머지 기간 발전량이 작년만 같아도 올해 발전량은 어느 때 보다 많을 것”이라며 “특히 올해는 봄철 일부 노후석탄 가동중단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원전 고장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의 가파른 증가세는 발전연료인 유연탄 사용량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본지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한전 산하 발전5사 유연탄 사용량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이들 발전사가 보유한 석탄화력 51기는 모두 8983만톤의 유연탄을 보일러에서 연소했다.

이는 2013년 6646만톤, 2015년 7972만톤에 이어 역대 최대 소비량이며, 올해 사용량은 지난 1~9월 누적소비량(6876만톤)에 비춰볼 때 작년치를 추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발전5사를 제외한 나머지 민자석탄·열병합(집단) 사용량(약 700만톤)까지 포함할 경우 한해 국내서 소비되는 발전용 유연탄만 1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발전사별 올해 유연탄 구입비는 남동발전 3조4000억원, 서부발전 3조1000억원, 남부발전 2조2000억원, 중부발전 2조원, 동서발전 1조8000억원 등이다. 앞서 발전5사는 지난 18일 국정감사에서 3년간 유연탄 4억7000만톤을 사들이며 33조1475억원을 지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신기후협약에 따라 발전부문도 온실가스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5~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시킨 대규모 신규 석탄화력이 2020~2024년 잇따라 전력시장에 추가 진입하기 때문이다. 

각 사별 신규석탄 준공예정일(괄호안은 설비용량)은 중부발전 신서천화력 2020년(1GW), 고성그린파워 2021년(2GW), 강릉에코파워 강릉안인 2022년(2GW), 포스파워 삼척화력 2024년(2GW) 등 모두 7GW에 달한다. 같은기간 추가로 완공 예정인 원자력발전소(신고리 4호기,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와 동일한 용량이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현 추세라면 2기(~2020년) 온실가스 감축까지는 몰라도 3기(~2025년)부터는 물리적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면서 "향후 노후석탄 수명연장 금지 및 폐지를 비롯해 개정 전기사업법(환경급전)을 실현할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과 기존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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