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佛, 獨,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 등 유럽국가 앞장
지난해 7개국 발표 이어 올해 5개국 ICE 판매금지 정책 동참

[이투뉴스] 휘발유나 경유 등을 이용하는 내연 기관(ICE) 차량을 퇴출하려는 움직임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 랠리가 세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덴마크 정부가 2030년부터 휘발유나 경유 등을 이용하는 내연 기관(ICE) 차량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와 대기 오염 문제가 커지면서 세계 13개국이 선언한 화석 연료 사용 자동차 판매 금지와 퇴출에 덴마크도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덴마크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는 “자동차 산업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러나 자동차가 환경을 해쳐서는 안된다”며 이번 조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ICE 차량 판매 금지법안이 효력을 발휘할 즈음 덴마크에는 최소한 100만 대 이상의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보급돼있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580만명 이하의 인구의 덴마크는 ICE 차량 퇴출과 함께 2050년까지 무탄소 전기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라스무센 총리의 중도 우파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폐지한 이후 전기.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급락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2015년 약 5000대에 달했던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700대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총리는 무공해 자동차 판매 확대를 위해 덴마크의 최대 야당이 제안한 2030년 ICE 차량 판매 금지안을 채택하기로 한 것이다. 

덴마크 에너지부의 라스 크리스찬 릴리홀트 장관은 전기차 소비자 가격을 낮추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 따라 덴마크는 세계에서 ICE 차량 판매 금지 시행일을 정해놓은 14번째 나라가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비영리 단체 ‘클라이맷 프로텍션 센터(CCP)’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ICE 차량 퇴출을 목적으로 판매 기한을 발표하지 않은 채 전기차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를 진행 중인 나라는 3곳이다. 

유럽 국가들은 ICE 차량 퇴출 노력에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네덜란드, 영국은 화석연료 신차 판매 금지를 시작하는 일정들을 정해놨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전기차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만을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ICE 신차 판매 금지를 발표한 나라는 4곳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나라 크기와 인구 규모를 고려했을 때 아시아 지역의 판매 금지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공식적으로 2020년부터 모든 신차 판매의 30%를 전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2030년부터 ICE 신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중국과 대만은 2040년부터 ICE 차량 퇴출 움직임에 동참할 예정이다. 일본은 현재 전기차 구매에 대한 인센티브만을 제공하고 있다.

유라시아 이외의 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코스타 리카가 ICE 차량 억제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2030년부터 ICE 차량 수입을 중단할 예정이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코스타리카가 2021년부터 ICE 차량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향후 25년 내에 유라시아 국가들의 주도로 ICE 차량의 퇴출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정부 정책에 따르면 2025년부터 호주와 일본, 노르웨이, 한국,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ICE 차량이 퇴출될 예정이다. 

5년 뒤 2030년부터 덴마크와 독일, 인도, 아일랜드, 이스라엘, 네덜란드에서 ICE 차량 판매 금지법이 시행된다. 중국과 프랑스, 대만, 영국이 여기에 합류한다. 스코틀랜드는 영국 내 다른 지역에 앞서 2032년부터 판매 금지법을 실행할 예정이다. 

최근 영국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신차 판매 비중을 50%에서 70%로 상향 조정하며 이를 위해 보조금 지급과 충전소 확대를 위한 대규모 자금 집행을 확정했다. 

내연 기관 차량 판매 금지를 발표한 나라들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등 인구가 많은 나라들이 참여할 경우 2030년부터 약 22억 인구 또는 세계 인구의 43%가 내연기관 신차를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됨을 의미한다. 

일부 국가에서 목적 달성을 실패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ICE 차량 퇴출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CCP의 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해 7개국가가 ICE 차량 판매 금지를 발표했다. 올해에는 현재까지 5개국들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기로 했다. 

주정부나 도시 차원에서 ICE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활동도 포착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멕시코 시티, 시애틀 등을 포함한 세계 25개국들이 ICE 차량 판매를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을 도입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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