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마저 100달러 '시간문제' 서민생활 직격탄/유류세 인하 등 정부 대안은 초고유가에 '효과 실종'

정유사, 고도화정제시설 확충 등 '안간힘'

일부 석유화학업체 공장 가동 중단 사태도

정부, 150~200달러시대 대비책 마련해야

 

 

최근 달러화 약세와 함께 산유국 생산능력 제약, 선진국 및 신흥개도국의 수요증가 등 구조적 수급불균형 등의 악재가 겹쳐짐에 따라 유가가 110달러선을 넘나들며 초고유가 시대를 지속하고 있다.


WTI 가격은 지난달 19일 배럴당 100.04달러로 사상 최초로 세자릿수 대에 진입해 한달여 만에 110.33달러까지 상승했다.


이에 따라 월평균 가격이 2월 중 배럴당 95.42달러로 2007년 11월 이후 3개월 만에 사상 최고수준을 경신하면서 4개월 연속 9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화 약세가 좀처럼 호전되지 않을 경우 3월 WTI 평균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국내 원유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13일 기준 99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국내 경제 성장 및 서민생활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배럴당 90.44달러로 1월 9일 이후 37일 만에 90달러를 돌파한 두바이유는 이후 배럴당 90달러대를 유지하면서 최고 99.03달러까지 급등했다.


두바이유 2월 평균가격은 배럴당 90.16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초로 90달러를 웃돌면서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최고 200달러설

 

이러한 최근 국제유가의 추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150달러, 많게는 2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가 90달러선을 유지하던 지난해 12월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과제’에 따르면 전국 514개 제조기업 가운데 79.3%의 기업들이 고유가에 대한 별도의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는 국제유가에 따른 기업의 고통이 배가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석유화학제품 생산업체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원유를 정제해 얻는 나프타의 가격이 유가 상승에 동반해 폭등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생산업체들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1년 전 톤당 500~600달러선이던 나프타 가격이 최근 910달러를 넘었다.


이 때문에 생산제품의 원가가 판매가격을 웃도는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정유사, 고도화설비 확충 및 대체에너지 산업 육성 등 대안제시

 

이에 따라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정유사들의 대책 마련과 해외유전개발 사업의 활성화를 통한 안정적인 자원확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더불어 일상생활에서의 에너지절약 습관 또한 고유가의 파고를 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되는 벙커C유 등 중질석유제품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중질유 분해시설 및 탈황 설비 등 각종 설비 확충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는 값싼 중질유를 고도의 정제과정을 통해 값비싼 휘발유나 경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석유제품에 대한 생산성 및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정유사들은 단순한 원유 정제 및 판매를 넘어 수소연료전지나 바이오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사업에 대한 판로를 개척하는 등 종합에너지기업으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이처럼 국내 석유산업을 이끌고 있는 정유사들의 움직임과 함께 정부도 고유가 대책을 하나둘씩 내놓고

있다

 

고유가대책 최후의 보루, 유류세 인하 섣불러


최근까지 정부가 내놓은 고유가 대책은 올해 초 난방용 등유에 대한 탄력세율을 인하한 데 이어 최근에는 휘발유, 경유에 붙는 유류세 10%를 인하해 올 연말까지 한시적인 탄력세율을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급등하고 있는 국제유가와의 간격을 좁히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세수는 세수대로 줄고 서민은 그 수치가 너무 미미해 체감도가 떨어지는 등의 부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유가 200달러설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유류세 인하’라는 최후의 카드를 너무 일찍 제시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에 따라 국민의 유류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고유가 대책으로 유류세를 인하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시행한 유류세 인하는 석유유통구조 개선 작업과 주유소, 정유사 등의 판매가격 공개 등의 갖가지 방법을 다 동원한 후 최후의 보루로 선택했어야 했다”며 “석유제품의 가격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석유유통구조의 대대적인 개편 작업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앞으로도 유가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만약 150달러나 200달러까지 넘어섰을 때는 어떤 대책을 내세울지 걱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는 초고유가 시대. 현실이 돼버린 고유가 시대를 부정하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에너지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박스기사>일본 운송업체의 고유가 넘기

 

국제 원유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따라 일본 또한 지난해 12월 고유가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일본은 분야별로 가능한 모든 방법의 원유비 절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연료소비가 많은 운송 업체들의 노력이 눈에 띈다.


◇전일본(ANA)항공-연료절감 운항방식(ERP) 채택
이 제도는 연료소비를 억제하는 경제적 플라이트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지상에서의 비행기 이동을 보조차량으로 하고 비행경로의 단축 가능성을 계산해 운항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한 비행기의 중량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 좌석 시트를 강화 플라스틱으로 교체했다. 비행기 내 기내식의 음료수 탑재도 줄이는 등 최대한 절감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2007년 한 해 동안 2만3200km의 항공연료를 절감했다. 현재의 원유가격으로 미루어 17억2400만엔에 해당된다.


◇히노마루교통-하이브리드 택시 활용
동경의 히노마루교통 택시회사는 지난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50대 도입했으며 이는 LPG를 이용하는 일반적인 택시에 비해 대폭적인 비용절감을 가져왔다. 1km 주행시 연료비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일반 택시보다 6.3엔 더 저렴하며, 연간 택시의 평균 주행거리 8만5000km를 달린다고 했을 때 약 54만엔을 절감하게 된다.


◇일본우선(日本郵船)-선박연료인 C중유 가격상승 대비해 절감방안 마련

일본의 ‘일본우선’ 선박회사는 사람이나 화물을 실어 나르지 않을 때 전복되지 않도록 최저량만 채워넣었다. 또한 배가 운항할 때 가능하다면 해류의 흐름에 따라서 가고 거슬러가지 않도록 운행방침을 짜서 연료의 소모를 줄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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