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값이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올초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의 경우 배럴당 100달러 벽을 돌파했다가 잠잠하던 국제유가가 2월말부터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3월들어서는 지난 13일 7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WTI가 110.33달러로 11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날 장중에서는 111달러까지 올라 고유가 행로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07.54달러까지 오르면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두바이 현물가격도 13일 배럴당 99.03달러까지 올라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같은 고유가는 2차 석유파동 당시의 인플레를 감안한 사상 최고치 103.76달러를 한참 더 넘어서는 수준이다.

 

유가전망에 있어서 정통한 것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는 최근 국제유가가 4년안에 비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수 있다고 전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3년전 국제유가가 105달러까지 폭등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는 골드만삭스이기 때문에 그 충격은 엄청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여러 석유 전문가들이 국제유가를 예측했지만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처음 나온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아울러 올해 평균 전망치를 95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2009년과 2010년 연간 유가평균치 역시 105달러와 110달러로 높였다. 이밖에 피에르 안디랑 블루골드 캐피털 매니지먼트 수석투자책임자도 얼마전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올해안에 국제유가가 130달러까지 급등할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고유가 추세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오일피크론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데다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에 기인한다. 특히 최근에는 달러화 약세로 투기성 자금이 원유로 몰리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산유국 입장에서도 결제통화가 달러이기 때문에 앉은 자리에서 수입이 줄어드는 것을 반기지 않는 눈치이다. 이같은 추세로 원유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급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제2차 석유파동 당시보다 더 올랐는데도 파급효과가 적은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은 고유가가 몇년에 걸쳐서 계속되고 있는 현상인데다 그 당시 보다 석유의 비중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체감온도 차이가 그렇게 심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자주개발률이 4.2%에 불과한 우리로서는 근본적인 고유가 대책을 더 이상 미룰수만은 없다. 정부는 차제에 미봉책이 아닌 보다 원천적이고 전면적인 유가대책을 세워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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