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폐쇄로 인한 화석연료발전 확대 반대" 캠페인 전개

[이투뉴스] ‘탈(脫)원전’에 앞장서 온 독일에서 최근 원자력 발전을 지지하는 집회 ‘프라이드 페스트’가 열렸다. 유럽 각지와 미국에서 온 200여명의 친원자력 활동가들이 독일 뮌헨 마리엔 광장에 모여 유럽 원자력 발전을 수성하는 캠페인을 출범시키겠다고 으름짱을 놨다. 

이들은 원자력 폐쇄에 따른 화력발전 확대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12개 친원전 유럽 NGO들의 협의체가 주축이 됐다. 독일 대표 일간신문 <디벨트>는 “앞서 기후 운동가들은 석탄 채굴을 막기 위한 활동을 벌여왔다”며 “최근 기후보호단체들은 원자력 귀환을 위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집회는 지구 반대편 대만이 탈원전 법안 폐기 여부를 국민 투표에 부친 때문에 더 뜨거웠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대만은 현재 전력의 13%를 원자력을 공급하고 있다. 정부가 3개 원전 운영을 재개할 경우 23%까지 원자력 비율을 높일 수 있다. 룽멘에서 1999년 2개 원자로 건설이 시작됐으나, 정치적이고 법적인 문제로 완공이 지체됐다. 

가장 큰 이유는 2016년 1월 정권을 잡은 대만의 민주 진보당(DPP)이 2025년까지 ‘원자력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 것 때문이다. 정권을 잡자마자 DPP정부는 원자력발전소 폐쇄를 위한 전력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다 친원자력 운동가인 황쉬휘의 주도로 정부의 정책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가 최근 추진됐다. 

황쉬휘는 ‘모든 원자력 발전 시설을 2025년까지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전력법 95조 1항을 폐지하는 것에 동의하는지 국민 투표를 제안했다. 지난 8월 마잉주 대만 전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찬성하고 타이페이 거리에서 시민들의 서명을 받는데 동참하며 이들을 지지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대만 선거위원회는 국민투표 의결에 필요한 법정 청원자 수인 28만1745개 유효 서명을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국민투표를 무산시켰다. 이에 따라 친원전 운동가들은 단식 투쟁에 이어 법정으로까지 문제를 확산시켰다. 최근 대만 법원은 선거위원회가 2만3251개 서명의 두번째 묶음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따라 11월 23일로 예정된 국민 투표 요건이 마련됐다. 

대만 선거위원회는 “탈원전 법안 폐기에 대한 국민투표 요건이 충족됐다”며 “투표 가결 시 탈원전 법안은 3일 이후 효력을 잃는다”고 밝혔다. 이번 투표를 통해 탈원전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의견이 확인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황쉬휘는 “우리가 승리할 경우 룽멘 발전소 건설 완공을 정부에 요청할 것”이라며 “다른 3개 발전소들도 정상 운영을 허가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만 정부는 룽멘 원전의 2기 원자로를 폐쇄했다. 이들 원전은 또다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방지하지 위해 72시간동안 유지되는 ‘패시브 쿨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GE-히타치 ABWR 원자로로 건설된 원전이다.  

대만 친원전 단체들은 이 원전 완공에 대해서도 투표하도록 시민들을 설득하는 캠페인도 함께 펼치고 있다. 폐쇄 원자력발전소를 재개하기 위한 대만내의 원자력 지지 운동은 포스트 후쿠시마를 우려해 원전 재개를 주저하는 일본에서도 포착되고 있다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대만에서의 탈원전 정책 뒤집기와 독일 뮌헨 집회는 친원전 활동가들에게 새로운 모멘텀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원자력 발전소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지난해 한국에서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도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애틀=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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