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트래커 '인도네시아 베트남 석탄발전 경제적·재무적 위험' 보고서
김주진 기후솔루션 대표 "수출입은행 투자사업도 계약정상이행 장담 못해"

▲인도네시아 태양광 및 석탄화력 발전단가(LCOE) 전망
▲인도네시아 태양광 및 석탄화력 발전단가(LCOE) 전망

[이투뉴스] 한국수출입은행이 투자한 동남아 석탄화력사업이 향후 10년 이내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지 그리드패리티(Grid parity)에 따라 좌초자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영국 씽크탱크인 카본트래커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가 펴낸 '인도네시아 및 베트남 석탄발전소 경제적·재무적 위험성'이란 보고서에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경우 오는 2028년을 전후로 기존 석탄화력 발전단가보다 신규 태양광발전소 단가가 저렴해진다. 2020년까지 태양광 단가가 급속 하락한다는 BNEF(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 전망과 균등화발전원가(LCOE. 환경비용까지 고려한 발전단가)를 근거로 한 전망이다.

또 베트남에서는 2027년에 태양광이, 이듬해에는 육상풍력이 각각 기존 석탄발전보다 값싼 발전원이 된다. 앞서 수출입은행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1000MW)에 5억2000만달러(한화 약 6000억원)를, 올해 4월에는 베트남 응이손 2차 석탄화력(1200MW)에 9억3000만달러(1조1000억원)를 각각 투자하기로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발전소 준공 이후 20년 이상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공적자금의 리스크가 한층 증대된 셈이다. 현재 찌레본 석탄화력은 작년 약정체결 후 1년이 지나도록 사업 선행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전체 대출금 중 0.2%(2017년 기준)만이 집행됐고, 사업참여사인 중부발전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후속 3호기 사업 철회의사를 밝힌 바 있다.

▲베트남 발전단가 전망치
▲베트남 발전단가 전망치

카본트래커 보고서 역시 석탄화력의 미래를 어둡게 전망했다. 인도네시아가 파리기후협정상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맞춰 석탄을 퇴출하면 발전소 평균수명이 16년으로 줄고 약 347억달러(한화 39조원)의 투자금이 좌초자산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상황에서 베트남이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도 석탄화력 평균수명이 13년을 줄고 117억달러의 투자금이 회수 불투명 상태에 놓인다는 분석이다.

김주진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대표는 “2010년 무렵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국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태양광 보조금을 삭감했는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석탄화력 사업도 현지 정부에 비용부담을 줄 경우 이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다"면서 "수출입은행 투자사업이 아무리 좋은 조건에 계약을 했어도 그 이행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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