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의원, 해수유입 거론 원안위 회의록 입수 공개
"독일은 균열 방폐장 폐쇄, 주먹구구 운영 심각" 지적

[이투뉴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영구처분하는 경주방폐장 지하동굴에 적잖은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폐장이 동해와 인접한데다가 처분시설이 해수면보다 낮은 지하에 위치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지하동굴 건설 당시 해수용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았고, 배수펌프도 일반 지하수용이 설치돼 대책마련이 요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권칠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제54차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록’ 에 따르면, 김무환 전 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원장은 2016년 열린 위원회 회의석상에서 당시 모 원자력환경공단 센터장에게 경주방폐장 지하동굴에 당국 예상보다 많은 바닷물이 유입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무환 원장은 이 자리에서 "1년에 한 번 정기검사로 시설유지가 되고 있느냐를 보는데, 이렇게 문제 삼는 것은 설계할 때 해수농도를 얼마로 판단했느냐, 그게 잘못 판단한 것이냐라는 것을 여쭙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농도를)20으로 했지만 실제로는 해수가 들어왔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많은 해수가 들어왔다는 것은 분명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주방폐장은 건설 당시부터 지하수를 통한 해수유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는데, 당시 원안위 회의과정에 이 문제가 공식 확인된 것이다. 실제 방폐장 동굴에 유입된 해수에서는 일반 담수보다 높은 염소성분이 검출되고 있고, 주성분이 바닷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환경공단은 펌프를 이용해 하루 1300톤 가량의 해수가 포함된 지하수를 퍼내고 있지만 이렇다 할 근본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굴처분시설 건설에 사용된 콘크리트가 해수용이 아닌 일반용이며, 당시 방폐장 설계를 맡았던 한전기술 역시 해수유입 가능성을 배제해 일반 지하수 펌프재질을 반영했다는 게 권 의원의 지적이다.

경주방폐장 배수설비들은 60년 운용을 고려해 설계됐고, 이후 배수 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권칠승 의원은 "IAEA는 방폐장에 물이 고이지 않게 하라고 권고하고 있고, 독일은 2011년 아세지역 중저준위방폐장의 균열과 지하수가 발견되자 10년간 약 6조원 이상을 들여 방폐장을 폐쇄하고 내부 폐기물을 꺼내기로 했다"면서 "주먹구구로 운영되는 방폐물 처분장에 대해 산업부와 원자력계가 심각성을 깨닫고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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