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발전 입증 인증절차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

[이투뉴스] 금융권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에너지 분야에서도 적용되고 있다. 

싱가포르 굴지의 전력가스 공급회사 싱가포르 파워(SP)그룹이 재생에너지 인증 시스템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시장을 최근 출범시켰다. SP그룹은 재생에너지로 발전한 전력임을 입증하는 인증 절차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이를 사고팔 수 있게 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과 거래를 정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 추적 관리성 등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디지털 에너지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만들어 블록체인 시스템을 고안, 설계했다고 밝혔다. 

SP그룹은 이 블록체인 솔루션이 자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국제 기업들까지도 에너지 지속가능 목표를 달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REC를 구매하면 녹색에너지를 생산하는 생산자로부터 재생에너지원으로 발전한 전력을 직접 살 수 있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세계 곳곳의 구매자와 판매자들을 요구사항과 선호에 따라 자동으로 연결해준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에서 SP그룹은 이 블록체인 기반 REC 거래 시장을 발표하면서 지역회사인 시티 디벨롭먼트 리미티드와 대출기관 DBS 뱅크, 싱가포르 내 한 발전소가 블록체인 기반의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시장의 첫 구매자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클린테크 솔라 아시아와 카토엔 나티 싱가포르, LYS에너지 솔루션도 그들의 자산을 REC 판매 시장에 투자하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REC 구매자로 등록한 CDL 지속가능부의 에스더 안 최고담당자는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소비의 40%가 건물에서 이뤄지고 있다. 태양광 사용을 늘리고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게 우리 사업의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에너지 공급사업자들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 블록체인의 잠재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너지 지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원을 전력망에 효과적으로 통합시키는데 혁신기술인 블록체인이 크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소비자들에게는 블록체인 기술로 에너지 소비제품인 냉난방, 통풍, 전기 자동차를 배터리와 태양광 발전기에 연결을 쉽게 도울 수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전력판매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판매자로는 태양광 에너지 생산자인 클린테크 솔라 아시아와 아시아 전역에 태양광 발전소 120개 이상을 보유한 LYS 에너지 솔루션스 등이 있다. 화학회사인 카토엔 나티 싱가포르는 6.8MWh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운영할 예정이다. 자국내 지붕형 태양광 시설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번 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시장 출범은 상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을 적용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SP그룹의 적극적인 시도의 결과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 5월 SP그룹은 분산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지구촌 에너지 대기업들과의 협업을 진행했다. 

이후 10월에는 싱가포르 솔라 뱅커스는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거래를 위한 개인간 거래(P2P) 네트워크를 공개했다. 이 사업은 솔라 뱅커스의 에너지 발전소들과 스카이레저의 블록체인 전력 네트워크로 진행됐다. 이번 싱가포르 파워 그룹은 블록체인 기반 REC 거래 시장을 만들기 위해 독립 글로벌 비영리 단체인 에너지 웹 파운데이션의 도움을 받았다. 

아울러 SP그룹은 상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 에너지 대기업들과 협업을 발표했다. 향후 영국 전력 대기업인 센트리카 PCL와 프랑스의 엔지, 미국의 셈프라 에너지, 네덜란드의 스테딘, 독일의 테크니컬 워크 루비샤펜, 일본의 도쿄 전력회사, 글로벌 석유기업 로얄 더치 셸, 노르웨이의 스타토일, 벨기에의 송전 시스템 운영사 엘리아 등이 싱가포르 파워 그룹의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에 추가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블록체인 기반 에너지 거래 시스템 도입은 아시아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일본 켄사이 전력회사와 미츠비시 UFJ 뱅크, 도쿄 대학교, 니혼 유니시스는 분산 에너지 공급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전력 공급업자가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에게 잉여 전력을 어떻게 팔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연구 목적이다. 비츠비치 UFJ 뱅크는 지불과 거래에 대해 자문하고, 니혼 유니시스는 어플리케이션 개발, 켄사이 전력회사는 사업 구상과 소비자와 이 시스템을 직접 시험 운영하는 것을 담당할 예정이다. 도쿄 대학교는 진행된 연구를 종합해 발표할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 BYD는 블록체인 개발사 브체인(VeChain), DNV GL과 함께 카본 크레잇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있다. 블록체인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신차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마일리지와 연료 소비, 전기 소비 등과 같은 정보는 블록체인에 기록돼 스마트 계약을 통해 탄소 크레딧을 발행한다. 이 크레딧은 다른 상품과 교환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전력공사가 블록체인 기반 P2P 에너지 거래 시범사업을 서울의 2개 아파트 건물과 자사 시설내 9개 건물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춘천시는 시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시험하기 위해 미국 블록체인 개발 신생기업인 Swytch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시애틀=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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