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 선거: 에너지·환경 개정안 엇갈린 결과
미국 중간 선거: 에너지·환경 개정안 엇갈린 결과
  • 조민영 기자
  • 승인 2018.11.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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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타주보다 높은 휘발유세 유지
워싱턴주는 또 다시 탄소세 도입 거부

[이투뉴스] 미국은 최근 상.하원 의원을 뽑는 중간 선거를 치렀다. 한국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과 같다. 의원 선출과 함께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 의사를 묻는 개정안 투표도 함께 진행됐다. 건강보험과 이민법, 경제 문제가 선거 결과를 가르는 최대 이슈들이었으나 일부 지역에서는 청정에너지가 주요 포커스였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 결과가 미국의 에너지, 환경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지켜냈다. 

S&P 글로벌 플랫츠 애널리스틱스의 로만 크라마슈크는 “상원에서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연방정부 수준에서 당분간 녹색 아젠다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으며, 민주당 과반 하원은 더 많은 주정부들이 더 활발하게 (녹색) 활동을 벌일 것을 암시한다”고 내다봤다. 

기후변화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하원 단체 ‘클라이맷 솔루션스 코커스’내 공화당 의원들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에 가입한 45명 의원들 가운데 13명이 이번 선거에서 졌으며, 은퇴를 앞둔 5명 의원 자리는 민주당 의원들로 채워졌다. 이 중 20명은 공화당 의원들이 당선됐다. 

◆하원 단체 클라이맷 솔루션 코커스 소속 공화당 의원들 대거 낙마

클라이맷 솔루션스 코커스가 의회에서 다뤄질 기후방침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공화당 코커스 의원들이 다수의 친환경 법안에 반대하는 투표를 던졌던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면서 공화당원들의 탈규제 아젠다로 뒷전으로 밀려났던 환경문제와 더불어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원 민주당 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은 기후변화 위원회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이미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 하원 의원들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에너지 기반 시설 현대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시티즌스 클라이맷 로비 단체의 스티브 보크 홍보 담당자는 “초당파적 기후 법안이 다음 의회에서 소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클라이맷 솔루션스 코커스가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2년간 클라이맷 솔루션스 코커스는 6명 공화당원에서 45명으로 규모가 커졌다. 보크 담당자는 “의원들의 선거 캠페인을 도운 자원봉사자들이 이 단체에 가입할 것을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일리노이 주에서 기후와 청정에너지 문제를 집중해서 다루고 있는 션 캐스턴 민주당 의원이 하원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에너지 혁신을 위한 경쟁 시장’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네바다 주, RPS 50% 찬성 

네바다 주민들은 전기 도매경쟁은 반대, 50%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에는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생산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는 6번 개정안이 통과됐다. 

지지자들은 6번 개정안 통과에 따라 수억 달러에 이르는 자본 유입과 수천개 일자리 형성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주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노력에 따라 카지노와 데이터 센터 등 여러 기업들은 최근 네바다 주의 재생에너지 산업에 크게 투자하고 있다. 

전기 도매시장 탈규제화를 담고 있는 3번 개정안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네바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공화당 후원자인 셀던 아델슨의 샌즈 기업으로부터 자금 후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3번 개정안이 전기료와 청정에너지 채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천연자원보호위원회와 시에라 클럽, 사우스웨스트 에너지 효율 사업, 사우스웨스턴 리소스 변호단체는 네바다 전력시장의 탈규제화에 반대했다. 주내 청정에너지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네바다 주 유권자들은 2016년 선거에서 3번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중간선거에서 반대표가 많아 최종 통과가 좌절됐다. 네바다 주에서 주법을 바꾸는 법안이 채택되기 위해서는 2번 연속 주민의 법안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RPS를 50%로 확대한다는 6번 개정안은 법으로 채택되기 위해서 2020년 또 한번 주민 투표 선거를 통과해야한다. 

◆애리조나주는 RPS 50% 거부 

애리조나 주 유권자들은 127번 개정안 통과를 압도적인 표차로 불발시켰다. 2030년까지 주내 전력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생산할 것을 요구하는 헌법 수정안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수용되지 못했다. 이 결과는 개정안 반대 캠페인을 위해 큰 지출을 한 주내 최대 전력사인 애리조나 퍼블릭 서비스(APS)의 승리로 보여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억만장자 탐 스타이어의 정치단체 넥스트젠 아메리카는 개정안 통과를 지지하며 재정을 후원했다. 127번 개정안은 애리조나 주 역사상 가장 값비싼 주민 투표 선거였다. 

반대론자들은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전력사들은 신규 태양광과 풍력발전소를 지어야하며 석탄발전소와 원자력 발전소를 조기 폐쇄해 결국 전기료를 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APS 전력사는 발포 베르데 원자력 발전소 폐쇄에 대한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RPS 개정안에 따라 원전을 폐쇄하면 주내 온실가스 배출이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127번 개정안 통과는 실패했으나, 애리조나 주 규제자들은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켜 RPS를 2050년까지 80%로 늘릴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APS 전력사는 이 안은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주는 탄소세 또 다시 좌절 

워싱턴 주민들은 또다시 탄소세 도입을 거부했다. 2020년부터 톤당 15달러로 시작해 2035년까지 55달러(인플레메이션에 따라 변경 가능)로 높인다는 탄소 배출 가격 법안인 1631번 개정안을 투표로 부쳤으나 반대 의견이 더 많아 좌절됐다. 

워싱턴 주민들이 탄소세 법안 도입을 투표를 통해 거부 의사를 밝힌 두 번째 선거였다. 2016년 처음 주민투표가 발의됐으나 통과에 실패했으며 최근 중간선거에서 또다시 실패했다. 

이를 두고 연방정부의 리더십 부재 속에서 주정부들이 기후변화 대처에 앞장 설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한편, 미국인들이 탄소세를 감당할 준비가 아직 안됐다는 시그널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자금을 더 많이 쓴 쪽의 승리라고 읽고 있다. 1631번 개정안 지지자들은 개정안 통과를 위해 최소 1200만 달러를 지출했으나, 반대론자들은 25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다. 

◆콜로라도 유권자들, 프랙킹 반대안 거부 

콜로라도 주민들은 주택과 학교, 사유지 등 부지에서 2500피트 내 신규 석유와 가스 시추를 막을 개정안을 반대했다. 프랙킹 기술이 인구 밀집 지역까지 잠식하고 있어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발의된 112번 개정안이었다. 

한 전문가는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콜로라도 지역에서 연방정부 소유지를 제외한 토지 85%의 신규 석유와 가스 유정 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통계치를 밝혔다. 미국내 5번째 최대 가스 생산과 7위 석유 생산 주인 콜로라도에서 유정 개발이 막히면 주내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개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플로리다 주, 해상 시추 반대 

플로리다 주에서 해상 석유 시추와 근무지에서의 전자담배 사용이 함께 국민 투표에서 거부됐다.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이 두 가지 이슈는 '깨끗한 공기, 깨끗한 물'이라는 별칭으로 9번 개정안에 묶여 투표에 부쳐졌다. 

유권자들은 석유와 가스 해상 시추 금지를 동의했으나, 석유와 가스 회사들은 이 사안에 대한 투표가 불필요했다고 비난했다. 플로리다 주가 이미 주정부 소유 해상 내에서 시추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론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플로리다 주의 관할권을 벗어나는 연방 정부 소유 해상에서 시추를 허가할 가능성이 잠재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 휘발유 세금 유지하기로 

캘리포니아 주 유권자들은 타주보다 더 높은 휘발유 세금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해 이목을 끌었다. 캘리포니아 공화당원들은 세금 폐지를 위해 캠페인을 벌였다. 이 캠페인에 대해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자금이 더 필요한 도로 보수 공사에 필요한 재정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휘발유 세금안이 포함된 SB1번 법안은 이익금을 자전거와 도보길, 기차 사업, 주정부 공원과 농림부에 쓸 것을 약속하고 있다.

<시애틀=조민영 통신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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