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 출범식서 공동선언문 서명
삼성전자-KB금융-신한금융-OB맥주-SK하이닉스 등 동참

▲"재생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늘리겠다"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에 앞장서겠다는 '재생에너지선택권 이니셔티브' 출범식이 국회에서 열렸다.
▲"재생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늘리겠다" 국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에 앞장서겠다는 '재생에너지선택권 이니셔티브' 출범식이 국회에서 열렸다.

[이투뉴스] 글로벌 IT기업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상당수 우리 기업이 앞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스스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투자를 철회하는 한편 제품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RE 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운동이 확산되는 등 시장과 생태계 변화를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 사용 등 재생에너지를 기업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아직 없다. 이에 국회와 정부에서도 이 제도의 필요성에 동의하고, 에너지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설립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회 신재생에너지포럼(공동대표 이원욱, 전현희)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와 시민사회, 기업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재생에너지 구매제도 도입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모색하기 위한 ‘재생에너지선택권 이니셔티브 출범식’을 가졌다.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는 국회 신재생에너지포럼을 중심으로 그린피스, 생명다양성재단, 세계자연기금(WWF), 에너지시민연대,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환경운동연합이 참여, 1년여 간 지속적인 모임과 논의를 거쳐 이번에 출범했다. 이니셔티브는 향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원자력이나 석탄과 같은 발전원과 구분해 구매할 수 있는 입법화 등 기업의 에너지 선택권을 넓히고,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사용확대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를 이끌고 있는 이원욱 의원은 “중국, 미국을 포함해 많은 나라가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직접 선택·구매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는 제도가 없어 100% 재생에너지 사용목표를 세웠거나 이를 고려하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조달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재생에너지 선택권 확대제도 마련에 대한 국내 기업의 지지선언도 이뤄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신한금융그룹, KB금융그룹, DG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OB맥주, 이케아코리아, DHL코리아 등은  출범식에 참여해 재생에너지 사용확대는 물론 향후 전환목표와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재생에너지선택권 이니셔티브에 지지를 선언한 기업 대표와 국회,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공동선언문을 들고 있다.
▲재생에너지선택권 이니셔티브에 지지를 선언한 기업 대표와 국회,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공동선언문을 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기후변화 STOP, 재생에너지 GO, 삼성전자도 그 길을 갑니다’라는 발표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거점의 경우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수원사업장 등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겠으나, 아직 재생에너지 인증서 구매 제도 등이 없어 정부와 국회에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김지영 삼성전자 글로벌센터 파트장은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제품을 사지 않겠다고 통보해 왔으며, 향후 몇 년 안에 반도체 쪽에서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이 거래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이 70%를 차지해 국내 에너지사용량을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지 않고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삼성전자가 RE 100 선언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제도개선은 물론 재생에너지 총량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니콜라스 인겔스 OB맥주 전무는 “AB InBev(오비맥주 모회사)는 재생에너지의 사업적 또는 경제적 가치를 넘어 재생에너지 사용은 꼭 필요한 변화라고 믿는다”며 “누가 주도를 하는지 관계 없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기후변화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라고 말했다.

국회와 기업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전체 에너지 투자 중 재생에너지에 70% 넘게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소비 측면에서도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수출 등 세계시장 접근에 큰 애로가 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는 국가는 물론 기업과 경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만큼 법을 개정하든, 개정하지 않든 가능한 방법이 있는지 적극 찾아보겠다"고 화답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