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3사가 세계 발주물량 95% 싹쓸이
차별화된 기술력과 통합솔루션으로 높은 평가

[이투뉴스] 세계 LNG선 발주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업계에 또 다른 기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올해 연말까지 모두 60척의 LNG선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에도 꾸준한 발주세가 지속되는 등 2027년까지 연평균 60척 이상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LNG선 발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적극적인 에너지 수출 기조와 중국의 친환경 에너지 소비정책 등으로 글로벌 LNG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LNG선 운임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16LNG선의 운임은 일평균 78000 달러 수준에서 최근에는 19만 달러까지 오르면서 2배 이상 급등했다.

해상 LNG 운송량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1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큰손으로 평가받는 그리스 선사들이 집중적으로 LNG선을 발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시장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곳은 국내 조선 빅3이다. 올해 들어 발주된 LNG선은 모두 48척이다. 이 가운데 46척을 한국 조선3사가 따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22,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12척씩을 계약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국내 조선업계 LNG운반선 수주 물량 중 최대 규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의 절반에 달하는 물량을 수주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그리스 CMM사로부터 37000만 달러 규모의 174000LNG운반선 2척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21년부터 선주사에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체결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발주된 대형 LNG48척 중 약 절반에 달하는 22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로써 올해 132억 달러 수주 목표 가운데 90%에 달하는 총 139, 118억 달러 상당을 이미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LNG 이중연료추진선을 국내 최초로 인도하며 이중연료엔진과 LNG연료공급시스템 패키지에 대한 기술력을 확인했다. 또 자체 개발한 LNG운반선 완전재액화설비, LNG재기화시스템, LNG벙커링 연료공급시스템, LNG화물창 등 LNG선 통합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이며 선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LNG운반선 12척을 수주해 VLCC, 특수선 등을 포함해 올해 누적 수주금액 2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우조선해양의 LNG운반선은 독자개발한 천연가스 추진 엔진과 완전재액화시스템 FRS가 탑재돼 기존 LNG운반선에 비해 연료 효율은 30%가량 높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30% 이상 낮춰 호평을 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0월 말 기준 세계 LNG운반선 수주잔량 117척 중 37척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차별화된 기술력 수준을 한층 더 높이며 성장동력에 힘을 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개발에 성공한 친환경 안전 도료를 상선 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7500LNG운반선에 적용했다.

화재·폭발사고 위험이 없고, 인체에 무해해 안전한 작업이 가능할 뿐 아니라 표면보호 능력도 우수해 선박의 엄격한 품질기준을 만족시킨다는 게 삼성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또 용제 성분 없이도 점도가 낮아 작업하기 좋고, 한차례 도장하는 것만으로 원하는 두께의 도장을 구현할 수 있어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무용제 도료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친환경 도장 기술을 개발해 선박 건조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 에너지 시장 패러다임이 석유 등 화석연료에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천연가스는 가교 역할로서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적인 환경규제로 선박연료가 친환경 천연가스로 대체되면서 LNG연료추진선과 운반선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 등으로 향후 몇 년 간 LNG운반선 발주물량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세계 LNG선 시장에서 아직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상당하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국내 조선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적어도 LNG선 시장에서는 국내 조선사들의 훈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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